드디어 찾아온 대회 날.
대회가 열리는 수영장에 도착했다. 아침부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우글우글 몰려있는 모습을 보고 수영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기쁘고 조금은 떨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을 따라 나도 스타트 연습을 하고 정신없이 흘러가다 보니 어느 순간 내 차례가 되어 스타트대에 올라가 있었다.
올림픽에서만 보던 Take your marks 소리에 나는 스타트대에 올라가 뛰어내릴 준비를 했다.
"삑-"
어라 지금인가? 얼떨결에 물 속으로 뛰어내려 헤엄을 쳤다.
도착하니 빨리 퇴수하라고 요원들이 소리를 질렀다. 순식간에 끝나버린 나의 첫 경기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나는 이날 숨이 찰 정도로 헤엄치지도 않았다. 마음이 심란해졌다.
원래 대회는 이틀을 신청했으나 첫째 날만 참가하기로 생각했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아 다음날 두 번째 경기도 뛰기로 했다. 급하게 숙소예약을 했다. 이날밤 나는 다짐했다. 내일 경기는 꼭 힘을 남기지 말고 해야지..
두 번째날은 모든 것이 첫 날보다 익숙하고 수월하게 처리했다. 또 금방 내 차례가 되었고 출발소리에 맞춰 뛰어내렸고 정말 최선을 다해서 헤엄쳤다. 도착하고보니 우리 조에서 내가 1등으로 들어왔다는 전광판을 보고 놀랐다. 전체 순위로 보면 메달권은 고사하고 중위권에도 들지 못한 실력이지만 나는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언제부턴가 나는 최선을 다하는 일엔 미리 진이 빠져 한 걸음 물러난 태도를 취했다. 하지만 수영은 아니었다. 더 노력하고 싶고, 더 잘해보고 싶었다. 그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였다.
최선을 다하고 싶게 만들어주는 취미를 가진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