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은 나의 연료
사람, 참 간사하다.
몇 년 전, 직장에서 사람 때문에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는다.
혼자 몰래 화장실에 들어가 구역질을 하며 버텼고,
없던 위궤양까지 생겼다.
그때 나는 매일같이 생각했다.
어떻게든 이 직장을 나가야겠다고.
간절했고, 그래서 퇴근 후에는 자기계발에 몰두했다.
어떻게든 이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시간이 흘렀다.
인사이동이 있었고, 사람들이 순환되며
지금 내 주변에는 나와 결이 잘 맞는,
마치 날개 달린 천사들만 남게 되었다.
회사에 나가면,
동료들과 하루 종일 웃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최근 일주일간, 글을 쓰는 것에 대해
왠지 모를 저항감이 생겼다.
왜 그럴까.
계속 생각하게 된다.
“배고픔은 나를 일으켰고,
목마름은 나를 앞으로 끌고 갔다.”
결핍이 얼마나 강력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지
그때의 나는, 몸으로 느꼈다.
없던 열정이
몸속 깊숙한 곳에서
용암처럼 끓어오르던 그때를.
지금은 사람들이 좋고,
그런 사람들과 어울리며 만족해하는 나를 본다.
그래서인지
그때만큼의 간절함, 그 에너지가
지금은 잘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이상한 사람들을 만나면
반갑기도 하다.
그들이 내게 또다시
엄청난 동기부여와 에너지를 던져주기 때문이다.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
지금은 좋은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하고,
맞지 않는 사람들은
내 안의 불씨를 다시 지피는 기회가 된다.
그래서 요즘 내가
글 쓰는 데 저항감을 느꼈던 것 같다.
“나 요즘 왜 이렇게 시들해졌지?”
라고 말하자, 남편이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 평생 직장 다니면 되지!”
그 말 한마디가
내게 다시 작은 불씨를 던져주었다.
사람, 참 간사하다.
정답은 없고,
그저 흘러가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살아야겠다는 걸 느낀 하루였다.
결핍은 정말,
굉장히 강력한 원동력이었다.
“풍족함은 안주하게 하고,
결핍은 나를 걷게 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말하고 싶은 건
고통은 영원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 순간이 지나면
지금의 나처럼
매일 웃는 순간도 올 거라 믿는다.
겨울이 지나, 봄이 오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