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한 번,
오후 6시에 7km 러닝을 한다.
나는 마라톤 동호회 회원이다.
오늘 아침,
무심히 일기예보를 본다.
비가 오면 좋겠다고,
괜히 그런 생각을 해본다.
‘오, 오후 6시부터 비 소식 있네.
오예.‘
상쾌하게 머리를 말리며
출근 준비를 한다.
회사에 도착하자
괜히 한마디 툭 던진다.
“오늘 비 온대요!“
“그래!?”
순간,
누군가의 눈에서 반짝
빛이 났다.
나랑 같은 마음인 사람들이 많구나.
불편함은 성장의 신호라고
누가 그랬더라.
그리고 진짜,
5시까지 비가 내리더니
6시에 딱 그친다.
예전부터 날씨요정이었지만
이럴 때는 요정이 안 나와줘도 되는데 말이다.
하늘은 선선하게 식었고
우리는 미소를 장착한 채
약속한 장소에 모였다.
호수공원 두 바퀴.
우리의 러닝 코스다.
열 명 남짓,
러닝을 시작한다.
달리면서 벚꽃도 보고
사람 구경도 한다.
강아지 두 마리가
우리를 빤히 쳐다보고
세 살, 네 살쯤 된 아이들이
‘쟤네 뭐지?’
하는 눈빛으로 바라본다.
그 시선이 괜히 좋다.
조금은 관종 같은 나.
선선한 바람,
물 위에 비친 노을,
오리, 호수, 그리고 달리기.
살아 있음을 느낀다.
혼자였다면
아마 아침부터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오늘은 가지 말까’
하지만 우리는 약속했고
함께하니
힘도 덜 들고
훨씬 멀리 간다.
글쓰기도 그렇다.
매일 쓰자고 마음먹었고,
지켜왔다.
혼자였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거다.
내일이면
글 100개.
100일째다.
러닝도, 글도
결국은 함께여서 가능했던 일.
“함께 가면 길이 되고,
함께 걸으면 꿈이 된다.”
오늘 달리며
계속 맴도는 말.
혼자 가면 빨리 가고,
함께 가면 멀리 간다.
이 ‘함께’라는 단어가
오늘따라 유난히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