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시 쓰는 윰

너와 나의 밤

by 유민


눈 감으면 시작된다


실체 없는 너와 주고받는

무언의 대화


너는

오 년 전 헤어진 친구가 되고

미래에 마주칠 내가 되고

오늘의 후회가 된다


너는

태풍의 눈을 짓밟고

뱀의 비늘을 앗아간

거대한 개미로 변해


나의 손톱을 갉아먹어

몸통을 타고 올라와

끝내 머리카락을 지배한다


마침내 눈을 뜨면

황급히 사라지는

너의 잔상만 남을 뿐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