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겁니다, 아마
시간 지나면 모두 잊을 겁니다
새벽을 보낸 것도
편지를 버린 것도
눈물을 흘린 것도
아주 높은 하늘의 구름이 되어 날아갈 겁니다
흔적도 없이 지우고 말 겁니다, 아마
수많은 질문이 오고 간 첫 만남의 저녁 식사도
함께 본 눈이 첫눈이라고 믿었던 착각도
귀를 맞대고 들었던 크리스마스 캐럴도
어린 시절 기억보다 더 깊은 곳으로 사라질 겁니다
이토록 단단한 바람은 이루어질 겁니다, 아마
구름처럼 나를 따라오지도
기억의 감옥을 탈출하지도
않을 겁니다
그럴 겁니다
흔적도 없이 지우고 말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