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운 삶을 살고 싶다면

나를 잘 알기

by 이수아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책은 2016년 겨울에 출간되었다. 출간 당시 독서 좀 한다고 자부하는 동네 엄마 H로부터 이 책을 소개받았다. 첫째가 4살 둘째가 2살이어서 육아에 혼이 쏙 빠져 지낼 때였다. 정신없는 나날이었지만 책에는 관심이 없던 시절이기도했다. 책 제목만 슬쩍 보고 말았다. 동네 엄마 H는 인기가 얼마나 많은 책인지 모른다며 한참을 이야기했다. 많은 걸 말해주었는데 기억에 남는 건 "나도 00 엄마 말고 나로 좀 살고 싶어." 하는 말 한마디뿐이다. 책에 대해서는 무지했어도 그 말에는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까마득하게 잊고 지내다 6년이 지나서야 5회 성 소규모 독서 모임을 통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지난날을 돌아보니 이 책의 인기 비결은 제목에 있는 듯하다. 출간한 지 햇수로 6년째를 맞이하고 있는 현재도 이 책은 사랑받고 있다. 세월이 흘렀어도 ‘나로 살고 싶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 많은 듯하다. 글쓰기를 시작하기 전까지 나도 그중 하나였다.




이 책의 부제는 ‘냉담한 현실에서 어른 살이를 위한 to do list’이다. 목차는 6장으로 분류된 to do list가 나열되어 있다.


Part 1. 나의 삶을 존중하며 살아가기 위한 to do list

Part 2. 나답게 살아가기 위한 to do list

Part 3. 불안에 붙잡히지 않기 위한 to do list

Part 4. 함께 살아가기 위한 to do list

Part 5. 더 나은 세상을 위한 to do list

Part 6. 좋은 삶, 그리고 의미 있는 삶을 위한 to do list


이러한 것만 알아도 인간관계가 원활해지고 삶에 고민이 줄어들 것만 같았다. 자주 불안에 사로잡히는 나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 건 part 2였다. 기대한 대로 주옥같은 문장을 만났고 삶의 지혜를 얻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가장 처음 든 생각은 “나는 나로 잘살고 있나?” 하는 물음표였다. 그다음으로는 “나로 살고 싶은 사람이 많다는 건 현재를 나답게 살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구나.”라는 것이었다.




3주 전 동료 작가 H의 북토크에서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오갔다. 북토크 마지막 질의응답 시간에 어느 참여자가 “나답게 산다는 건 어떤 걸 말하는 걸까요?”하고 질문했다. 나답게 살고 싶은데 나답게 사는 게 어떤 건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아마 어딘가엔 이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소통전문가 김창옥 교수님은 강연에서 돈을 자주 쓰는 곳에 진심이 있다고 했다. 이건 진심으로 하는 그 일을 사랑하는 거라고 덧붙이셨다. 사랑하는 일이 삶에서 늘어나게 되면 나답게 살게 된다고도 말씀하셨다. 돈을 어디에 많이 쓰고 있나 생각해 보았다. 돈 쓰는 곳이 정해 져 있어서 답을 빠르게 찾을 수 있었다. 책값, 글쓰기 수업료, 커피값에 주로 돈을 쓴다. 이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기도 하다.


좋아하는 걸 안다는 건 나를 일부분 알고 있다는 것과도 같다. 나를 안다는 건 무척 중요하다. 김창옥 교수님 말씀에 의하면, 누구나 자신이 생각하는 자아와 타인에게 비추어지는 자아가 다르다고 한다. 그 격차가 클수록 비대한 자아나 메마른 자아를 가졌을 확률이 높다. 이러한 격차가 발생하는 이유를 생각해 보니 스스로를 잘 모른다는 게 원인이지 않을까, 하는 결론에 다다랐다.




나는 어떠한 사람인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내가 추구하는 삶이나 태도가 있는지, 욕구와 욕심 그리고 욕망이 가 닿은 곳이 어디 인지, 하는 것들을 나는 이미 알고 있다. 글을 쓰면서 내면을 들여다보고, 성찰하는 시간이 알게 해 주었다. 이 외에도 나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 모두 글쓰기로부터 왔다.


글쓰기는 나를 알게 함과 동시에 나와 가까워질 수 있는 매개체이다. 알고 있던 자아와 모르던 자아가 친해질 수 있도록 해 준다. 글은 마음을 쓰는 일이기도 해서 마음에 근육을 붙게 도와준다. 근육이 붙을수록 내면이 단단해지는건 당연한 일이다.


나답게 산다는 건 하고 싶은 일만으로 삶을 가득 채우는 거라고 오해할 수 있지만 자세히 알고 보면 아니다. 하고 싶은 일이든 하기 싫은 일이든 상관없이 삶의 중심에 우뚝 서서 일상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거라고 믿는다. 예를 들면 회사를 가더라도 정해진 출근 시간에 하는 수 없이 끌려가는 건 수동적인 삶이다. 회사에서 내가 해야 하는 일과 그 일이 주는 가치를 안다면 끌려가지 않고 능동적으로 하루를 이 끄듯 출근할 수 있다. 이건 어떠한 마음가짐과 태도로 삶을 대하느냐와도 관련이 있다. 시작은 나를 아는 데에서부터 출발한다. 도착지는 나답게 사는 삶이다. 그 여정에 동반자는 글쓰기였다. 쓰는 사람으로 지나온 지난 삼년이었다.

keyword
이전 07화독서와 글쓰기를 몸으로 익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