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엔 해운대 그린시티(해운대 신시가지)가 있습니다. 1996년 입주가 시작된 부산지역 최초의 계획도시입니다. 전국 신도시의 성공모델로 자리 잡으면서 인구 10만 명의 대시가지로 성장했습니다. 이곳은 다른 지역과는 난방 시스템이 다릅니다. 지역 전체에 난방을 위한 열 수송 배관이 깔려 있는데, 부산환경공단이 개별 아파트에 열을 공급하면 이를 이용해 각 세대에서 온수를 이용하거나 난방을 합니다.
이곳에 요즘 열 수송 배관 누수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노후화와 '땜질식' 처방 때문입니다. 지난달 말에는 오전 11시~오후 8시 30분 아파트 7323세대가 열 공급을 받지 못하는 등 피해를 보기도 했습니다. 매년 노후 배관 보수와 시설 교체 등에만 20억~30억 원이 투입되지만, 집단에너지시설의 사업자인 시는 부족한 예산 탓에 전면 교체를 추진하지 못해 생긴 문제입니다.
예산을 두고도 말이 많습니다. 시는 노후관 전면 교체 등을 위해 집단에너지시설 기금으로 2021년까지 322억 9000만 원까지 모았다고 합니다. 이 기금은 지난해와 올해 연료비 지원 명목으로 사용해 55억 원가량만 남았다고 합니다.
주민들은 잦은 배관 보수 공사로 교통 불편도 크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날씨마저 추운데 난방과 온수를 이용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공사를 찔끔찔끔 하지 말고 전면 교체를 추진하는 등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합니다.
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LNG 가격이 폭등하자 어쩔 수 없이 기금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노후 배관의 전면 교체를 위해선 재정 확보가 필요한데, 추가 요금 인상 추진뿐만 아니라 시비나 국비 확보 등에 주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문제가 내년 총선을 앞둔 지역 정가에서도 주요 이슈가 될 것 같습니다. 당장 야당은 부산시가 전면 교체를 위해 쌓아둔 집단에너지시설 기금을 연료비 지원 명목으로 사용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주민들은 오늘도 불안해합니다. 언제 또 누수 사고가 재발할지, 엄동설한에 난방을 이용하지 못하는 건 아닌지 등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부산시, 구청, 정치권 등은 주민들의 이런 우려와 걱정에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여 하루빨리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