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왕산 자락에서 소년을 만나다.
겨울에 내리는 빗 속에서
그가 노래한다.
소년은 단풍잎 같은 가을이라고 했다.
슬픈 가을
봄을 마련한 가을이라 했다.
꿈의 가을
그 밤
청운동
가압장의 빠른 물살 위로
황량한 내 영혼 위로 십자가를 보다
그는 새벽을 기다리는 사람
새 길을 준비하는
물동이를 채우는 소년
별 헤는 사람.
맑은 강물 같은 순이를 그리는
소년.
겨울비에 만난
봄의 전령
아름다운 사람
가물에 콩싹 같은 이.
( 청운동 윤동주 문학관을 다녀온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