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진연솔 Mar 25. 2021

잠식당하는중에잠식당하는꿈을꾼다

불안과 혼란 그리고 깊은 우울에 잠식당할 때.


나를 잠식하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오늘도 줄다리기 하지



전복되지 않기 위해


선을 넘어가지 않기 위해


금기해야 할 것도 많아

참을 줄 알아야만 하지



넌 두려움이란 건 알지도 못하지

멈추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처럼 어느새 나에게 다가오지


더 이상 다가오지 말라고 경고를 해도

이미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을 뿐이지


저 멀리 점멸하는 가로등 불빛을 따라

따라, 서

걸, 으면

걷다, 보면

집에 돌아갈 수 있을까


빨간 신호등의 불빛이 핏빛처럼 무섭게 번져가는 밤



밤은 너무나도 길어


시간은 공평하다고들 말하지


누구에게나 같으니까


그래도 어쩐지 불공평하다고 외치고 싶다면

단순히 뒤틀린 심보 때문일까


밤은 여전히 너무나도 길거든

아침보다 더

훨씬 더


비교할 수 없이 길고 깊거든

그래서 그게 너무 무섭거든


불공평하다는 건 이런 거야


누군가에게는 누군가

누군가에게는 아침

누군가에게는 점심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두려움과 공포가 되는 것 말이야


어쩔 땐 망설이지 말고 완전히 끝을 내줬으면

싶더라니까


지금이순간도잠식당하는중이라면

매순간이숨막히고불안하다고말한다면


믿을 수 있겠니


꺼 내 달 라 는 말 대 신


기다릴거야


네가 빨간 이빨을 드러내며 나를 남김없이 잡아먹으면

살과 뼈가 분리된채로

다시 깨끗한 태초의 모습으로 돌아갈거야.


그러면 나는 오래된 꿈과 소망과 희망 처럼


저 먼곳으로


알 수 없는 깊은 심연으로 그렇게 잠식되겠지

작가의 이전글 덕밍 아웃할게요. 저는 아이돌 덕후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