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사람 사는 건 다 똑같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비슷한 성장 과정을 거쳐 비슷한 교육을 받고, 기존의 직업 중에 개인의 능력에 어울리는 일을 선택하고, 매일을 내면과 씨름하며 비슷하게 나이 들어가는 평범한 삶을 살아간다. 이런 보편적인 삶은 하루의 평범함을 소중히 여기라는 얄팍한 변명으로 우리를 사회적 가치에 발 묶어 두는 듯하다. 하지만 이런 안전하고 단단한 삶은 가끔은 지루하고 가끔은 벗어나고 싶은 현실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어는 날은 컨베이어 벨트 공장에서 하루 종일 나사못을 조이던 찰리처럼 되기도 한다(1936년, 영화 모던타임즈).
찰리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조여버리는 강박에 정신병원에 가기도 하고 옥살이도 하기도 했다. 이런 극단적인 인생은 실제로는 드물겠지만 대학에 집착하고 아파트도 사야 하며 큰 차도 타야 하는 우리도 눈앞의 나사만 조이던 찰리처럼 살고 있는 건 아닐까? 인생을 자신만의 공장에서만 지내다 보면 청춘의 어느 날처럼 배 아프게 웃을 일도, 목 놓아 울을 일도 줄어든다. 무작정 여행도 귀찮아지고 새로운 것도 더 이상 설레지 않는다. 세상이 점점 단조롭고 단순해지며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에 대한 별다른 기대도 없어진다.
파우스트는 무한한 즐거움과 지식을 얻으려고 기꺼이 자기 영혼을 바쳤다. 그의 따분하고 지루한 인생은 악마와의 거래를 통해 극적인 즐거움을 얻을 수 있었겠지만 그 또한 정답은 아니다. 촘촘한 시간으로 연결된 삶은 그 시간들을 채우는 무언가 작은 것들이 필요하다.
넛지(nudge)는 원래 팔꿈치로 슬쩍 찌른다고는 뜻의 삶에 미치는 미세한 영향을 의미하는 심리적 언어이다. Richard Thaler와 Cass Sunstein에 의해서 더욱 알려졌으며 미세 타격으로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온정주의와도 비슷한 개념이다. 이와 반대되는 '다크 넛지'라는 말도 있는데 이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조작된 넛지가 우리의 행동, 생각, 의사결정 등을 조절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Laura Dodsworth와 Patrick Fagan의 『Free your mind』라는 책에서 소개한 이 의미는 미묘한 심리적 지배에 대한 부정적인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사회에는 수많은 넛지(nudge)가 있다. 촘촘한 시간으로 연결된 삶을 채우는 수많은 넛지들은 우리의 과거를 만들고 현재로 이어져 미래를 향해 가고 있다. 누구에게는 찰리 같은 삶을, 누구에게는 선택의 삶을 살게 한다. 지금 우리를 채우고 있는 작은 넛지(nudge)들은 무엇인지 문득 생각해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