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김난도 [내:일]
"알은 스스로 깨면 생명이 되지만, 남이 깨면 요릿감이 된다고 했다. '내 일 My job' 을 하라. 그리고 '내일 Tomorrow' 이 이끄는 삶을 살라."
"'직장'은 나를 보호해주지 않지만, '직업'은 나를 보호해줄 수 있다. 이제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네게 길어야 20~30년 지속할 수 있는 직장이 아니라 네 삶을 바칠 수 있는 직업을 찾으라고 꼭 말해주고 싶다."
1980년대 당시 네덜란드는 정부와 노동자 간의 긴장과 대립이 팽팽한 상태였다. 그런데 위기 속에서 대립하지 않고 사회적으로 파트너십을 발휘해 결국 '일자리 나누기 정책'에 합의할 수 있었던 것이다. 노동 시간을 줄여 두 명이 일하던 것을 서너 명이 나눠서 일하되, 노동시간이 짧은 파트타이머를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고용 창출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실업 문제 해결을 위한 구원투수로 '협력과 상생'이란 폴더 모델을 도입해 결국 더 많은 일자리 창출이란 결실을 꽃피운 것이다. 엘코는 네덜란드의 노조가 파업이나 폭력을 우선시하지 않는 이유도 폴더모델의 힘을 경험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베타는 누구나 구글러처럼 일할 필요는 없지만 구글러처럼 일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주인의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렇게 자유로운 업무 환경에선 자기 스스로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해요. 일일이 지시하지 않아도 되는 능동적이고 책임감이 있는 사람이 필요해요. 일일이 지시하지 않아도 되는 능동적이고 책임감 있는 사람이어야 하죠. 실제로 직원들도 일일이 지시받길 원하지 않고 스스로 일을 추진해나가길 원해요. 성공하려면 반드시 그런 자질이 필요해요. 그리고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자질 중 하나는 리더십입니다. 한 단계 더 전진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책임감을 다해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죠. CEO의 꿈을 가진 사람을 찾는 게 아니에요. 어떤 사소한 일을 하든 간에 큰 꿈을 꾸고 최선을 다해 임하면서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할 사람을 찾는 것입니다."
강제성이 담긴 요구에 의해선 창의적으로 일할 수 없습니다. 저는 유연성과 창의성은 함께 이어져 있는 가치라고 생각해요.
-프레이 굽타(스뮬 최고 제품 담당자)
"아직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일을 좋아하지 않아요. 늘 스트레스로 지쳐 있고 일이 짐이라고 생각합니다. 밖에 나가서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거의 대다수가 지금 일하는 것보다 더 적게 일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발전된 시대에, 이토록 현대적인 세상에서 일의 가치가 이 지경으로 전락한 건 정말 부끄러운 일이빈다. 이토록 진보한 사회에서 여전히 일해야 하는 하루 여덟 시간을 불행하다고 느낀다는 것, 이건 실패입니다. 명백한 이 세계의 실패죠."
"제 아들이 와이너리를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해서 정말 기뻤어요. 스스로 내린 결정이어서 더 놀라웠고요. 저는 지오바니가 선택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압박도 느끼지 않게, 또 어떤 영향도 주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했어요. 중요한 것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스스로 자유롭게 선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주에 정착한 지 7년이 넘었다는 소프트웨어 기술자 김영국씨도 처음엔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불안감이 컸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가 제주 근무를 스스로 선택한 건 알 수 없는 내일에 대한 불안보다 매일 맞닥뜨려야 하는 현재의 불행이 더 컸기 때문이다.
지몬 박사는 설명을 덧붙인다.
"맞습니다. 지역의 힘이죠. 히든 챔피언들은 주로 대도시가 아닌 지방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처럼 지방 소재 기업들은 직원들과 고용주 간의 관계가 상호의존적일 수 밖에 없죠. 직원들에겐 그 회사가 작은 지방에서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직장일 수도 있고, 고용주의 입장에서도 한 지역민을 직원으로 고용해 멤버 교체 없이 계속 유지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여건이 상호 간에 성실하고 진실한 애티튜드를 가지게 해주는 것이죠. 게다가 히든 챔피언은 무려 69%가 가족경경기업입니다."
1886년에 설립된 보슈는 회사 직원들은 물론 지역주민들에게까지 주택을 지어주고, 지역 노인들을 위해 무상의료를 지원하며 사회적 책임을 실천한 대표적 기업이다. 보슈의 창업자 로베르트 보슈는 평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내가 돈이 많아서 임금을 많이 주는 게 아니라, 내가 임금을 많이 주기 때문에 우리가 돈을 많이 버는 겁니다."
창업에는 돈이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버려야 해요. 일의 가치를 찾기도 전에 어떻게 은행에 갈지, 어떻게 부모님을 설득할 것인지, 어떻게 신용카드를 쓸 것인지에 연연하기 때문에 사업이 실패하는 겁니다. 사업이 성공하면 돈을 써도 됩니다. 하지만 사업이 성공할지 알아보는 데에는 보통 많은 돈이 들지 않아요.
-크리스 길아보
이슬리 교수는 스탠퍼드 출신 창업가들이 이룬 결과뿐 아니라 그들의 창업이 '어떻게' 성공했느냐에 더 주목했다. 그리고 그 '어떻게'의 키워드는 독립성과 성취감이라고 말한다.
"실리콘밸리의 젊은 창업가들에겐 돈벌이가 제1순위가 아니었어요. 대개 기업가들은 일을 할 때 독립적인 성향이 매우 강하고 장래의 성공을 스스로 결정하겠다는 의지가 강하죠. 그것은 결국 성취감과 무관하지 않은 소양입니다. 기업가에게는 겉으로 드러나는 회사의 성과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성취감이 있어야 해요. 그리고 그 성취감은 분명 돈을 초월하는 동기부여가 있을 때만 느낄 수 있죠."
윤규씨가 시원한 커피를 마시며 일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보탠다.
"제게 일은 감동이에요. 장사하면서 감동을 주고 저 또한 일하면서 감동을 바당오. 왜냐하면 땀 흘려 일해 번 돈으로 우리 가족에게 맛있는 것도 사주고 여자친구랑 여행을 가는 것도 감동이고요. 같이 일하는 친구들과 회식을 할 수 있는 것도 감동이에요. 그리고 저희 사업이 번창해서 주변 상권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도 감동이고, 제가 일을 잘해서 청년들한테 의미 있는 영향을 줄 수 있다면 그 또한 사회에 감동을 전하는 거겠죠. 결국 작고 사소하더라도 어떻게 하면 주변 사람들한테 감동을 줄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저에겐 그 감동을 주는 방법이 바로 일이었어요. 그리고 그 일 중에서 내 일은 장사고요. 내 일인데, 내 일이나까, 열심히 안 할 수가 없죠."
지인의 소개나 추천을 통해 입사한 신입사원들이 일을 더 잘하고 오랫동안 근속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이는 SNS를 통해 채용되는 신입사원들의 이직률이 더 낮다는 통계와 비숫한 의미가 있다. 헤드헌터가 해야 할 일을 나를 잘 알고 있는 지인이 대신 해줄 때의 효용은 크다. 지원자와 회사, 양쪽에 대해서 모두 잘 알고 있는 존재가 중개를 했을 때 성공적인 채용으로 이어질 확률이 훨씬 크다는 의미다. 소셜미디어는 인사담당자와 지원자가 알고 있는 지인들을 자발적인 리크루터로 만들어준다. 이제 사람을 링크하면 일자리에 링크될 수 잇는 인적 네트워크의 새로운 장이 열린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알고 있는 직업은 100개 남짓. 200개 이상을 쓴 학생은 거의 없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2만 개 이상의 직업이 있따고 한다. 그러니까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은 존재하는 직업의 단 1%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정보화 시대의 수혜를 일찍부터 누린 세대이건만 직업에 관한 정보 인식은 매우 부족했다. 어쩝면 기성세대가 심어놓은 직업에 대한 선입견이 학생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99%의 직업을 가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덴 헤로드 교장은 왕립예술학교이야말로 자기 자신을 세계 속의 브랜드로 만들기에 가장 적합한 학교라고 말한다.
"물론 자동차 디자인 기술도 가르치죠. 하지만 가장 역점을 두고 가르치는 것은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겁니다. 졸업 후 다가올 20~30년이 어떨지 예상할 수 있도록 말이죠. 또 중요한 것은 리더십을 키우는 일입니다. 저희는 학생들이 그저 디자인 분야에 종속된 노동자가 아니라 그 산업을 이끌 수 있는 선구자가 되길 원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왜 그토록 화이트칼라 직업을 선망했을까? 안정성이 높고 근무강도는 낮으면서 보수는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전제는 더이상 유효하지 않게 되었다. 경제 위기 이후 고임금, 사무직 인력이 먼저 감원되기 시작하면서 화이트칼라의 직업 안정성은 현격하게 떨어졌다. 반면 업무 관련한 심리적, 감정적 스트레스가 심해지고 보상 없는 초과근무가 일상화되면 근무강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직업에 자부심을 갖고 일하는 누군가에게 가벼운 동정을 건네는 것은 어쩌면 그 직업을 폄하하는 일이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 대학의 직업교육이란 '좋은 직장에 학생들을 납품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세상에 괜찮은 직업들이 많음을 알리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평생 살아가면서 여러 번 직업을 바꾸게 될 수 있음을 조언하고, 오직 하나의 적합한 직업을 졸업하자마자 잡아야 앞날이 편하다는 식의 불안감에서 자유롭게 해주는 것이다.
최근 세계적인 컨설팅업체인 매킨지가 청년실업 보고서를 발표했다. 기업이 채용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구직자들의 '기술 부족'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그 기술을 갖추지 못한 구직자 개인만의 책임은 아니다. 교육은 공공재다. 우린 젊은이들의 실력 부족을 탓하기에 앞서 부실한 직업교육의 문제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극단적인 고비용 저효율 교육구조를 가진 우리나라는 그 교육의 철학과 방법을 근원부터 다시 생각해야 할 시점에 이르고 있다. "한국 학생들은 하루 열다섯 시간 동안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하지 않은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말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때이다.
일본의 잡컨설턴트 토시오 시게유치는 일본 불황의 원인을 글로벌화의 실패에서 찾았다. 일본이 세계적인 브랜드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젊은이들이 더이상 해외로 눈을 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도시오는 세계 어디를 가도 맹활약을 펼치던 일본의 청년들이 점점 현실에 안주하고 변화를 시도하지 않아 사회 전체가 내향적이 되어가고 있다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희종씨는 앞으로도 한국으론 돌아가지 않겠다고 한다. 힘들더라도 국내보다 국제 무대에서 꿈을 키워야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다들 그래요. 유학생들이나 졸업한 사람들 모두 이탈리아에서 일자리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하는데, 우선 저는 최선을 다하고 걱정과 두려움은 안 가지려 해요. 나중에 생각해보면 굉장히 큰 에너지 낭비더라고요. 어차피 저는 포기하지 않을 테니까, 미리부터 걱정은 안 하려고 합니다. 저는 제 전성기가 50세에서 70세 정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혀 조급하지 않아요."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이 경합을 벌이는 이 큰 무대 위에서 미나씨는 세상에 없던 트렌드를 디자인하며 자신만의 내일도 함께 디자인한다. 그리고 그녀가 완성한 그 삶의 디자인은 이 무대 위에서 내일을 그리기 시작한 젊은이들에게 희망의 증거가 되고 있다.
"절대 디자이너란 직업에 환상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열정은 갖되 환상은 버리세요. 저는 패션이 열정이라 생각하고 호기심이라 생각합니다. 대단한 예술도 이상도 아니에요. 패션은 우리가 매일 입은 옷, 나의 일상이잖아요."
"최고의 부자가 되어서 무덤에 묻히는 것은 제겐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 '오늘 내가 놀라운 일을 해냈구나!'라는 말을 할 수 있는 것, 제겐 그것이 중요합니다. 돈을 위해 일하지 마세요. 잠자리에 들기 전 오늘 하루도 세상을 바꾸는 멋진 일을 했다고 자부할 수 있게 하는 바로 그 일을 하세요!"
세계 최고의 기업, 애플의 신화를 창조한 스티브 잡스의 말이다.
내 삶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늘 나를 힘들게 하며 내 마음과 충돌하는 일은 진짜 '내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런 일은 늘 개인의 행복과 일로 인한 스트레스를 저울질하게 만든다. 그리고 종국엔 나를 위한 일이 아니라 돈을 위한 일이 되어 더 소중한 다른 것들을 볼 수 없게 가져버린다. 세운씨는 부와 명성이란 욕망을 좇는 대신 소박한 일상 소겡서 자신만의 행복을 키우리고 했고, 매일 더 나은 내일을 꿈꾸며 잠들 수 있기를 소망했다.
좌우명이요? 거창한 좌우명은 갖고 있지 않고요, 해보지 않고 말하는 것을 꺼리는 편이에요. 특히 사업을 하는 사람에게 말이란 게 얼마나 허무하고 무책임한 것인지...... 근래 초보 사업가로서 느끼고 있는데, 말 한마디 더할 때 행동으로 보여드리고, 안 된다고 핑계대거나 남을 비난하기 전에 제가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유민주(헤이브레드 대표)
직업을 찾을 때 가장 중요한 건 자유와 독립입니다. 자신을 위해 스스로 뭘 해줄 수 있느냐는 거죠. 제 좌우명은 다른 사람들이 기대하는 대로 살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스스로에서 좋은 일이면서 다른 누군가에게도 좋은 일을 분명 찾아낼 수 있습니다.
-크리스 길아보(작가)
저는 제 미래가 자유로웠으면 좋겠어요. 돈에 얽매이지 않고요. 매일 평범하게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 사람이 되지는 않을 거예요. 일이 얼마나 바쁘든 상관없이 책 읽을 시간, 차 마실 시간, 영화 볼 시간은 있었으면 좋겠어요. 내게 아무도 건드릴 수 없는 독립적인 내면세계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실제로는 돈이 많지 않아도 부유하지 않아도 그 내면세계는 독립적이고 풍부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제가 꿈꾸는 일은, 제가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있고, 오전 9시에 출근하고 오후 5시나 6시에 퇴근하는 평범한 삶이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두 가지 일을 같이 할 수 있어야 해요. 하나는 생활을 위해서 하는 일로 돈을 벌 수 있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돈은 그렇게 많이 벌지 못하더라도 스스로 좋아하는 일이에요. 가끔 생활 때문에 머리가 아프거나 괴롭거나 여겨질 때 잠시 도피할 수 있도록요.
-장방주(신주간 부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