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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준생 Jun 04. 2024

#35 바야흐로 아이스의 계절

입문자 차준생의 茶이야기

나는 요즘사람들이 흔히들 말하는 '얼죽아'는 아니다.

그저 계절에 맡게 더운 날에는 '아이스', 추운 날에는 '핫'으로 음료를 마시는 사람이다.

그렇게 지금은 6월 서서히 옷도 얇아지고, 날도 서서히 후덥지근해지는 지금,

바야흐로 초여름, 아이스의 계절이 돌아온 것이다.

드디어 그간 벼루고 별러 왔던 '냉차'를 실행에 옮길 때가 되었다.


내가 생각한 방법으로는 크게 3가지 정도였다.

첫 번째, 가장 심플한 방법으로 차를 우린 후 따로 병에 담아 냉장고에서 넣어 시원하게 식히는 방법이다.

상식적으로 뜨거운 것을 바로 냉장고에 넣으면 안 되기 때문에 실온에서 식힌 후, 냉장고에 다시 넣어야 되는 '방법이라 다소 번거롭고 오랜 시간이 걸리리라 예상되지만, 존에 마시던 차 맛을 유지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두 번째, 얼음을 이용한 방법이다. 본래는 이 방법을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되리라 생각했다.

아무래도 가장 짧은 시간에 시원한 차를 마실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친구가 내 얘기를 듣고는 싱거운 맛은 감안해야 될 것이라고 알려 주었다.

그렇다, 차는 커피와 달리 에스프레소 샷을 추가한다는 선택지가 없기 때문에,

아마 맹물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세 번째, 찬물로 바로 우려내는 바로 '냉침'방법이다.

일단 찻잎을 새 차 과정만을 진행하거나, 혹은  1~2회 정도 우려 마신뒤 그 찻잎을 이용해

바로 찬물로 우려내는 방식이다. 기존 뜨거운 물로 우려내는 방식과 달리, 우려내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은 첫 번째 방식과 비슷하지만, (대략 반나절 정도 우려내는 것이 좋다고 한다.)

첫 번째 방식과 달리 찬물로 우려내기 때문에 바로 냉장고에 넣을 수 있어

첫 번 때 방식보다는 덜 번거로울 것 같다.


이렇게 세 가지 방식 중 나는 세 번째 방식으로 올해 첫 냉차를 준비하기로 했다.

마실 차는 '우롱차'로 정했으며, 먼저 냉차를 우려낼 병을 준비했다.

가지고 있는 공병은 750ml 용량으로 기존에 차를 마시던 용량보다 정확히 2배 적었다.

그래서 먼저 뜨거운 차를 2회 정도 우려 마신 후 냉차를 우리기로 했다.

 

그렇게 지난밤 2회 정도 우려 마셨던 우롱찻잎을 공병에 담아 냉수를 채운 후,

냉장고에 넣어 두고는 출근하였다. 나는 보통 오전 8시 전후로 집을 나서며, 귀가하는 시간은

대략 9시 전후이다. 그렇게 12시간~13시간 정도를 냉장고에서 우려내게 될 것이다.

그렇게 그날 집에 돌아와, 기대되는 마음으로 냉차의 맛을 보았다.


'밍숭맹숭 하고 몹시 싱거웠다.'

향과 맛이 아주 안 느껴지는 것은 아니었으나, 너무 옅었다. 차의 색깔은 그렇게 나쁘지 않아 보였는데...


전 날 2회나 우려마신 것이 잘못이었을까?

물의 양이 많았던 것일까?

좀 더 오래 우려내야 했던 것일까?

아무래도 만족스러운 냉차를 마시기까지 제법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될 것만 같다.

하지만 괜찮다, 이제 여름의 초입인데, 아직 시간은 많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일은 항상 즐겁고 설레기 마련이다.

아마 올여름에는 냉차를 만들기 위해 이런저런 생각도, 방법도 많이 고민해 가며,

즐겁게 차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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