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차준생 Jul 18. 2024

'신카이 마코토'의 시작

18 - <구름 저편, 약속의 장소> 감상문


마치 풍경 사진 같지만, 사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아름다워 그림인 것을 깨닫게 되는 작화.

일상적인 오브제들을 빛을 이용해 너무나도 아름답게, 그리고 섬세하게 표현하며,

어딘가 있을 법한 현실적인 이야기 같다가도,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환상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는,

번쯤 누구나 꿈꿔  만한 사랑얘기를 들려주지만, 은근히 슬픈 결말을 좋아하는 감독.

<너의 이름은>으로 이제는 제법 국내에서도 유명한 '신카이 마코토'감독에 대한 나의 생각이다.

오늘 얘기할 작품은 그런 '신카이 마코도'감독의 첫 극장 개봉작 <구름 저편, 약속의 장소>이다.


줄거리를 말하기 앞서, 시대적 배경은 현대 역사와는 다른 식으로 흘러간 배경 즉 평행 세계이다.

일본은 홋카이도를 경계로 남/북으로 분단되어 있으며, 전시상태나 다름없는 긴장 상태이다.

홋카이도 이북은 유니온이라는 가상국가가, 이남은 미국이 통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그 이북 유니온의 홋카이도에 아주 거대한 정체 모를 백색의 탑이 우뚝 솟아 있다.


<줄거리>

'홋카이도'의 남쪽 아오모리현,

저 멀리 보이는 백색의 정체 모를 탑을 보며, 언젠가 자신들이 

직접 만든 비행기를 타고 그곳에 가보겠다는 꿈을 꾸는 2명의 소년이 있었다.

그 두 소년들은 군수 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과 부품들을 모아 틈틈이 경비행기를 몰래 숨어 제작하고 있었다.

(당연히 우리나라로 치면 북한에 가고자 하는 것이니 불법이다.)


그렇게 두 소년은 경비행기 제작에 열중하던 중, 한 소년의 실수로 같은 반 여학생인

한 소녀에게 그 사실을 들키고 만다. 결국 소년들은 소녀에게 자신들이 만든 경비행기를 보여주며,

소녀는 소년들과 어울리게 된다. 그리고 언젠가 구름 저편 백색의 탑에 같이 가자는 약속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불현듯 소녀는 도쿄로 전학을 가버린다.

두 소년에게 인사조차 하지 않은 채...


사실 한 소년은 그 소녀를 좋아하고 있었다. 소녀의 전학 소식에 실의에 빠진 소년은 결국

비행기 제작의 꿈도 포기한 채, 다른 소년과 갈라져 각자의 길을 간다.

소녀를 좋아하던 소년은 탑에 얽힌 소녀와의 추억이 보기 힘들어, 탑이 보이지 않는 도쿄로,

혹시나, 행여나, 어쩌면 길에서 마주칠지 모른다는 일말의 기대를 품고 도쿄로 진학한다.

그리고 또 한 소년은 아르바이트를 하던 군수업체 사장의 소개로 물리학 연구소에 들어가게 된다.


그렇게 3년,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추억을 피해 탑이 보이지 않는 도쿄까지 왔어도,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소년은 소녀와의 추억을 잊지 못한 채, 벗어나지 못한 채,

매일 밤 소녀를 그리며, 꿈꾸며, 하루하루 실의에 빠져,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도쿄의 소년에게 한 통의 편지가 전달된다. 보낸 이는 그 소녀. 

보낸 주소는 병원, 소년은 바로 병원으로 달려가지만,


소녀는 이미 어느 연구소로 옮겨졌고,

소녀는 '기면증'으로 아주 오랫동안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는 소식뿐,

소년은 소녀와의 약속, 그 약속을 지키면 왠지 소녀가 깨어날 것만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소년은 그 약속, 바로 구름 저편의 그곳으로 같이 가자는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아직 완성하지 못했던 그 경비행기를 다시 만들기 시작한다.

그 소식을 들은 물리학 연구소에 있었던 소년이 찾아와 소녀와 탑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그 소년이 들어갔다던 그 연구소는 사실 북쪽 홋카이도에 있는 탑에 대해

연구하는 연구소였고, 무슨 이유에서 인지 소녀 역시 그곳에 잠들어 있었다.

소녀와 탑은 무슨 관계 인 걸까?

다만 확실한 것은 소녀가 깨어나면 세계가 붕괴될 수도 있다는 얘기였다.


그 얘기를 도쿄에서 온 소년에게 전하지만, 소년의 결심은 확고했고,

결국 연구소의 소년은 도쿄의 소년과 함께, 잠든 소녀를 연구소에서 데리고 나와, 비행기 제작을 함께 한다.

그렇게 결국 도쿄의 소년과 잠든 소녀는 작은 경비행기에 몸을 실은 채 탑으로 향한다.


<구름 저편의 약속에 장소>

그곳에 소년과 소녀는 무사히 도착했을까?

소녀는 결국 깨어났을까?

그리고 세계는 붕괴할까?



얼핏 이 작품 관련 배경 설정들이 많은 것 같지만, 작품 속에 잘 녹아져 있으며,

(나의 줄거리는 정말 많은 부분을 생략하고 요약한 내용이다.)

남/북 분단이라는 특수사항을 잘 아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더욱 이해하기 쉬우리라 생각된다.

또한 '신카이 마코토'감독의 첫 작품인 만큼 그의 이후 작품들인 

<너의 이름은>과 <날씨의 아이> 그리고 <초속 5cm>와 어느 정도 유사성을 갖고 있다.

이 작품들을 비교해 보며, 감상하는 것도 하나의 감상 포인트가 될 것 같다.

(나는 사실 아직 최신작 <스즈메의 문단속>은 감상하지 못했다.)


누군가에 대한 아련하고 애틋한 추억,

지키지 못한 약속들, 전하지 못한 말들, 

보고 싶지만, 볼 수 없었던 애달픈 마음들,


이런 마음을 한 번이라도 품어 본 분이라면, 혹은 아직 품고 계신 분이라면,

한 번쯤 이 작품 <구름 저편, 약속의 장소>을 추천하고 싶다.

.

.

.

당신이 아직 가보지 못했던, 약속의 장소는 어디인가요?, 부디 아직 늦지 않았기를 바랍니다.

<구름 저편, 약속의 장소>

이전 18화 '데미안' 그는 '천사'인가 '악마' 인가?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