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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준생 Aug 01. 2024

삶은 쉼 없이 흘러갈 뿐,

20 - 도서 <암리타> 감상문


<암리타>는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보통 잘 읽어 보려 하지 않는 작품이다.

내용이나 서체, 어조가 특별히 그녀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그녀의 작품은 100페이지 내외로 그마저도 삽화까지 들어간 작품도 많아,

실제 읽을 꺼리는 길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본 작품 <암리타>의 경우 삽화 없이,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은 그녀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도 가장 꺼려지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또한 이러한 방대한 분량에서 오는 다소 루즈함도 한몫 거들리라 생각한다.

허나, 나는 그 어떠한 그녀의 작품 보다  <암리타>를 좋아하며, <암리타>야 말로 가장 

'요시모토 바나나'다운, 그녀의 작품을 표현하는 최고의 작품이 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 <암리타>는 주인공 '사쿠미'와 다소 특별하고 기구한 그녀의 가족과 지인에 얽힌 이야기이다.  


그녀의 여동생 '미유' 그녀는 일찍이 연애계에 데뷔한 촉망받는 연예인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유'는 수면제 과다 복용을 한 채, 운전대를 잡고는 생을 스스로 마감한다.


그녀의 (배 다른) 남동생 '요시오' 그는 선천적으로 예민하며, 일종의 영감을 가지고 있다.

'요시오'는 죽은 자들을 보거나, 예지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이런 특이점과 예민함

때문에 또래와 어울리지 못하고 등교거부를 하고 있다.


그리고 주인공 '사쿠미' 본인은 불의의 사고로 머리를 크게 다쳐 과거, 사고 이전의 기억을 잊어버렸다. 

현제도 일상생활에 큰 문제는 없으나,  무엇인가를 기억하는데 다소 문제가 생겨 버렸다.

사고와 함께 영감 같은 것이 생긴 것인지, 동생의 환영을 가끔 보기까지 하게 되었다.


그 외에도 죽은 '미유'의 전애인 '류이치로', 중년을 사랑하고 있는 친구 '에이코'등등

조금은 특별하고 기구한 사람들과 지내며 겪는 크고 작은 이야기들을 담아내고 있다.


'삶은 쉼 없이 흘러갈 뿐...'

(내가 정말 좋아하는 구절이다.)


이렇게 조금은 특별하고 기구한 인생들의 일상도 그리고 시간도 

그저 너무나도 평범하게 그리고 평등하게 흘러갈 뿐...



소설 <암리타>의 '암리타'는 인도의 힌두신화에 나오는 '영원의 샘'의 이름으로

신들에게 불멸성, 혹은 영원성을 부여해 주는 샘물이라고 한다.

아마도 조금은 특별하고 기구한 사람들의 삶도 그리고 시간도 평등하게 

쉼 없이 흘러간다는 삶과 시간의 영원성에 빗대어,

영원의 샘 <암리타>라는 제목을 갖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아무리 기쁜 일도, 슬픈 일도, 즐거운 일도,

부자에게 건, 빈곤한 사람에게 건, 특이한 사람에게 건, 평범한 사람에게 건, 그 어떠한 일도,

그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삶은, 시간은 쉼 없이 흘러갈 것이다.

설사 내가 세상에 없다고 해도 누군가의 시간과 삶은 쉼 없이 흘러갈 것이다.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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