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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모노와 비비드 이야기

다시 돌아온 일상

by 차준생


26 - 다시 돌아온 일상 (비비드 이야기)


비비드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 만 같았던,

고향인 <무지개 섬>으로 돌아왔다.

많은 사람들이 돌아온 비비드를 반겨 주었고,

많은 사람들이 흐릿해진 비비드의 모습을 걱정해 주었다.

또 많은 사람들이 그간 <회색도시>에서의 이야기들을 듣고 싶어 했다.


<무지개 섬>으로 돌아온 비비드는 무척이나 바쁘게 지냈다.

옛 친구들과 그간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로 밤새 떠들기도 하고,

여러 사람들에게 <회색도시>에서의 이야기들을 들려주곤 했다.

그렇게 비비드는 다시 예전처럼 일상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그렇게 비비드는 다시 예전처럼 알록달록한 색깔도 조금씩 되찾아 갔다.


하지만 비비드의 그 수도 없이 반복하며 떠들던 그 이야기들 속에

단 한 번도 그 누구에게도 모노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때로는 비비드도 누군가에게 속시원히 하소연하고 싶다가도,

왜인지 모노에 대한 이야기를 다른 누군가에게 하기가 조금은...

아니 많이 싫었고, 또 무서웠다.


비비드는 혼자인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모노를 떠올렸다.

그럴 때마다 마음 한가운데에 커다랗게 뚫린 구멍이 만져지는 것만 같았다.

휑하게 뚫려 바람이 숭숭 통하는 커다란 구멍이...

그래서 모노를 떠올리기가 더욱 싫었고, 무서웠다.

그래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더욱 싫었고, 무서웠다.


<무지개 섬>으로 돌아온 비비드는 무척이나 바쁘게 지냈다.

그러려 부단히 애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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