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 다시 '알록달록' 하게...
다시 '알록달록' 하게...(비비드 이야기)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비비드는 <무지개 섬>에서 바쁘게 그리고 즐겁게 지냈다.
아니, 바쁘고 즐겁게 지내려 노력했다.
그런 노력 덕분에 비비드는 예전의 알록달록하던 색깔을 되찾을 수 있었다.
알록달록 하게 빛나는 비비드.
사람들은 다시금 그녀를 그렇게 부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전에는 그렇게도 듣기 싫고, 질려하던 그 별명,
'알록달록'라는 수식어도, 이제는 듣기 싫지 않았다.
'모노가 좋아하던 알록달록하게 빛이 나는 나의 색'
순간 비비드도 모르는 사이에 그런 생각을 하고 말았다.
방심한 사이에 그 틈을 비집고 모노의 생각이 들어와 버렸다.
모노에 관한 기억들을 할 때면 만져지던 마음의 커다란 구멍,
그 구멍은 시간이 제법 흐른 지금까지도 질리지고 않고
이렇게 이따금씩 불쑥하고, 그 존재를 드러내고는 했다.
그럴 때면 비비드는 마치 다시 빛이 바래져 알록달록하던 색을 잃을 것 만 같았다.
모노와 함께 했던 그 시절, 그때, 그 모습처럼...
비비드는 모노를 다시금 떠올리는 일을 피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비비드는 결코 모노를 잊으려 하지는 않았다.
고이 접어 덮어 뒀을 뿐. 그저 잠시 미뤄 뒀을 뿐,
언제가 됐든, 어느 날이 됐든, 그날이 온다면,
고이 접어 덮어 두었던, 미뤄뒀던, 모노에 대한 기억들을
펼쳐 볼 수 있도록 그렇게 고이 접어 미뤄뒀을 뿐이었다.
하지만, 과연 그 언젠가가, 그 어느 날이 오게 될까?
그날이 온다면, 과연 비비드의 생각은,
그 생각의 끝은 모노에게로 향할 수 있을까?
지금은 비비드 본인도 알 수가 없었다.
다만, 비비드는 늘 모노의 안부가 궁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