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친구와 역사가 쌓여서 나누는 티키타카가 좋다. 몇 년간 기르던 머리를 단발로 자르고 친구를 만나니 어, 너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하쿠같아. 라고 해서 바로 팔을 뒤로 하고 몸을 낮춰 하쿠가 달리는 시늉을 해줬다. 친구가 미친 거 아니냐고 깔깔거리면서 웃었다. 나는 친구가 웃었으니 성공했다 싶어 슥 엄지를 올렸다.
또 친구 차에 탔는데 발 매트가 볼록 올라와 있어 쿵쿵 발로 밟았다. 쿵쿵 또 발로 밟았더니 친구가 퀸의 ‘we will rock you’의 도입부를 불렀다. 그대로 우리는 그날 퀸 메들리를 들으며 한참을 드라이브했다.
또 어떤 친구는 김건모 노래를 틀 때마다 김건모 성대모사를 해주고 박진영 노래를 틀 때마다 박진영 성대모사를 해주는 데 둘 다 그리 똑같진 않다. 근데 나는 그냥 ‘아이고 사장님 노래를 참 잘하시네예, 가수 데뷔 하셔도 되겠슴미더.’하고 너스레를 떨어준다.
나는 그렇게 친구들과 농담하는 순간이 제일 좋다. 지적 향유는 무슨, 유머가 짱이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