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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8. 맥락이 중요한 거 아닌가요

by 송유성

롤랑 바르트라든지 비트겐슈타인이라든지 니체나 카뮈라든지 사실 읽기는 했지만, 나는 그들의 철학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그렇게 깊이 있는 분석을 하면서 읽지도 않았고 몇몇은 기억도 잘 안 나고 또 어떤 책은 잘 이해도 되지 않는다. 이방인은 좋아하지만 시지프 신화는 세 번 실패했다.

물론 내가 어디서 교육을 하는 자라면 정확하게 알아야겠지만 그냥 읽고 싶은 대로 읽고 느낀 대로 말하면 안 되나 싶기도 하다. 정보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글이나 말이면 교정되어야 하겠지만 어쨌든 즐겁자고 하는 독서이고 즐겁자고 하는 대화다. 그리고 일상의 대화는 보통 가볍다.

책이 되었든 다른 주제가 되었든 상대방이 만드는 문단의 주제를 먼저 파악하기보다 단어의 오류를 먼저 짚어내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그런 사람들이 문해력이 부족하다고 본다. 많이 아는 것보다 중요한 건 상대방이 지금 하고자 하는 말의 내용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능력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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