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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7. 지독한 사랑꾼

by 송유성

가게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은 이십 대 초중반이다. 어떤 아이는 내게 ‘지독한 사랑꾼’이라는 타이틀을 붙여줬다. 내가 사랑이나 하라는 말을 자주 해서 그렇다.

‘일상의 인문학’에서 장석주 작가는 사랑은 시를 낳고 노래를 낳는다고 했다. 심지어 아무리 꺼내 써도 바닥이 드러나지 않는 화수분이라고 말한다. 얼마 전 나보다 열 살 아래의 동생이 고백의 방법을 고민하길래 그냥 마음을 전하라고 했다. 그렇게 고민하는 것 자체가 사랑이라고, 고백의 성공 전에 사랑을 했으니 성공 이긴 성공이라고.

나는 서른 중반이고 여전히 사랑 타령을 하고 또 죽을 때까지 사랑 타령을 하고 싶다. 매일 책상 앞에 앉아서 지나간 모든 애인을 줄을 세워두고 오늘은 너로 정했다. 하고 글을 쓴다. 나의 이야기를 듣는 언니들이 너는 어디서 그런 애들을 만나느냐고 물었다.

“언니 나는 읽는 사람이어서 애인들을 열심히 읽고 사랑해서 문학으로 만든 거야.”하고 웃었다. 누구나 진짜 사랑을 하면 시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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