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도 나누면 반이 된다던데
내 껀 이자인지 빚인지 복리로 늘었다
차라리 아무것도 안 붙는 게 나았다
버티는 사람이 이긴다는데
나는 버티는 데도 지기만 해서
통하지 않는 상식이란 것을 알고서
사전을 다시 쓰기로 했다
오늘도 아직 채 지지 않았는데
내일의 이별을 예견하는 사람을 사랑해서
오랫동안 나는 나를 간호해야 했고
자기돌봄 권위자가 되었다
사람은 자신을 데리고 천국을 갈 수가 있어서
날개뼈라는 것이 있는지
등 뒤를 살며시 만져보다가
발이 생각보다 무겁다는 것을 알게 된 날
펑펑 우느라 조짐조차 몰랐고
차라리 여기서 아무나 붙잡고 결혼이나 하고
남자아이 하나 여자아이 하나 낳고서
선녀가 되는 편이 빠르려나 그런 하찮은
욕망에 시달릴 때쯤 내 배꼽이 하얗게 빛났다
그런 것을 하루 만에 다 알게 되는
어떤 사랑도 지나는 우연처럼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