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그랬던 것 같은데 오늘은 명확한 모르겠음만 있어요
언젠지 모르겠는데
시곗줄에 머리카락이 끼어있습니다
푼 적이 없는데 그렇습니다
정말 다 빼내려면 풀어야 하고요
당신과의 일도 그렇습니다
연애 말고 사랑을 해서 아이를 낳고 싶어졌습니다
부산에는 눈이 잘 오지 않고요
생활의 배반은 겪어보지 않으면 낭만처럼 보입니다
여기는 눈 잘 안 오고요
포장도 안 했는데 선물을 달라고 해버려서
준비도 안 한 척 너무 많고요
생각보다 똑똑한데 젖느라 정신없는 애인 때문에
사랑과 종말을 바꿔 말합니다
지는 일은 순식간입니다
꽃단지에는 꽃씨가 자라고 있으니
들어가지 않아야 합니다
라식을 할 만큼 시력이 나쁜데
당신의 어떤 틈을 곰곰 훔쳐보다가
깊이 숨겨둔 일기장을 실수로 봐버리면요
나는 파렴치가 되어요
사과할 길이 없어서 영영 떠나나 보고요
봄은 오고요
꽃잎은 붙여 놓을 수가 없지요
떠나보낸 일은 세밀하게 셀 수 있는데
나눈 일은 기억이 잘 안나요
인간은 슬픔을 잘 잊지 못해서
생각보다 오래 살지 못하는 것도 같습니다
여기서 당신 기다리지는 않고요
저쪽부터 밑줄을 그어서 당겨옵니다
발목에 새로 생긴 주름이
내 것이 아닌 것 같아서 신경이 쓰여요
간 곳은 잊고요
기억하는 건 자주 방문을 두드려서 곤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