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짧은 인간의 먹는 인생 이야기, ep.09
대학생 때 커피와 관련한 기억이 하나 더 있습니다. 때는 아직 스무 살, 학교를 통학하던 시기였습니다. 아침 만원 버스에 의자에 기대 멍을 때리던 중, 바로 앞에 있던 학생 분들이 하시던 대화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게 내 겨울 아침 루틴이야."
"그래?"
"응. 내가 마셔본 바닐라라떼 중에 거기가 제일 맛있어. 거기서 아침에 등교해서 따뜻한 바닐라라떼 시켜먹는 게 내 요즘 루틴이야."
벌써 5년이 흐른 기억이라 제 머릿속에서 재각색 되어 내용은 정확하지 않지만, 이 대화가 아직도 생각나는 건 제가 그 버스에서 내려 바로 따뜻한 바닐라 라떼를 마셨기 때문입니다. 그때만 해도 자타공인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였던 제가, 처음으로 제 돈 주고 사 먹은 따뜻한 커피였습니다.
그렇게 강의실에서 조금씩 마시던 따뜻한 바닐라 라떼는 그 대화를 하셨던 분들의 말처럼 한겨울의 아침에 어울리는 포근한 맛이었습니다.
버스는 이동 수단, 이동 수단하면 자동차... 차... 저는 요즘 차를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하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