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하게 땡긴다, 커피

입 짧은 인간의 먹는 인생 이야기 ep.08

by 정담

케이크가 어른의 단 맛이라면, 커피는 어른의 쓴맛이라 생각합니다.


처음으로 커피를 접한 건 어릴 때 엄마 옆에서 살짝 맛봤던 믹스커피였습니다. 달달하고 따뜻한 커피에 식빵을 찍어 먹는 맛을 좋아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렇게 고등학생 때까지 저에게 커피란 달달해야만 하는 것이었습니다.


스무 살이 된 저는, 여전히 달달한 커피만 찾는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친구들이 먹던 아메리카노를 슬쩍 마셔봐도 곧장 들어오는 쓴맛에 몇 번이고 시도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스물한 살이 된 저는 1학년 때보다 밀려드는 과제와 수업에 치여 잠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습니다. 좀비처럼 강의실 복도를 걸어가던 그때 격하게 아메리카노가 땡기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자신감인지 그대로 카페에 가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켰고, 바로 한 모금 마신 순간 알게 되었습니다. 이래서 사람들이 아메리카노를 마시는구나! 달달한 커피도 좋지만, 입을 텁텁하게 만들고 배를 부르게 하는 단맛이 부담스러울 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아메리카노는 그 쓴맛이 입을 개운하게 만들면서도 배는 부르지 않게 잠을 깰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덕분에 잠을 이겨내며 간신히 연명했던 대학 생활을 거쳐 이제는 커피 하면 무조건 "아메리카노!"를 외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대학생 때 커피와 관련한 기억이 하나 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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