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맛, 케이크

입 짧은 인간의 먹는 인생 이야기 ep.07

by 정담

어른.... 저는 과연 어른일까요?


어른 = 다 자란 사람. 또는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


국어사전의 정의에 따르면 어른이란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저는 늘 아직 스스로가 어리다고 생각하지만, 사회에 던져진 이상 어찌 되었든 스스로의 몫을 다 해내야만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절대 쉽지 않습니다. 항상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해도 모자란 부분은 계속 눈에 띄고, 거기서 또 상처를 받고, 스스로는 더욱 작아집니다. 어른이어야 하는 내가 계속 아이처럼만 느껴질 때, 저는 스스로에게 선물하는 위로가 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저희 집에서 케이크란 정말 특별한 생일 같은 날에만 먹을 수 있는 이벤트적인 음식이었습니다. 이런 저에게 카페는 그야말로 '어른'들만 갈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한 번은 고등학생 때 과외 선생님께서 수업을 하자며 카페에 데려가셔서 무려 스무디에 케이크를 시켜주신 적이 있습니다. 놀란 저에게 "대학교 오면 이런 거 다들 쉽게 사 먹어~"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때의 기억 때문인지 종종 어른의 나를 되찾아야 할 때면 케이크 한 조각과 커피를 준비합니다.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시간을 미리 마련하여 준비해둔 케이크와 함께 커피를 내리거나, 어플로 커피와 케이크를 주문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케이크는 무조건 카페 케이크로. 제과점이나 편의점 케이크도 맛있지만, 이 순간만큼은 조금 더 스스로를 신경 써준다는 느낌을 주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커피는 무조건 아메리카노. 아메리카노만이 달디 단 케이크를 마지막까지 음미하며 먹을 수 있게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준비한 커피와 케이크를 조금씩 먹으며 글을 쓰거나 소설을 보다 보면 마음속에서 설치던 아이를 잠재울 수 있습니다.


놀이터에서 뛰노며 친구들과 떡볶이를 먹던 저는, 이 나이쯤 되면 스스로에게 확신할 수 있는 어른이 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 나이가 되어서도 계속 자신에게 위로를 주고 각인을 시켜주어 하는 게 지금의 저네요. 다소 슬프지만, 케이크와 함께하는 시간은 분명 달콤하니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보려 합니다.


케이크가 어른이 되기 위한 단맛이라면, 어른의 쓴맛은 이거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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