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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이트리 Jun 27. 2018

돈 없고 모공 넓은 친구와 화장품 샘플 나눔기


예전에도 말한 적 있는 것 같다. 나에겐 8년 지기의 단짝 친구가 있다. 그것도 피부과에서 몇 년째 간호직을 맡고 있는. 이 친구는 늘 밥먹듯이 하는 말이 우리 병원 너무 좋아~ 원장님 너무 친절하시고 잘해주셔~였다. 병원에서 일한 지 3년이나 되는 경력이 있는 친구지만 1년씩 병원을 다니면서 하도 많은 텃세로 인해 지칠 대로 지친 상태에서 만난 세 번째 병원은 참 마음에 들었나 보다. 왜 그렇게 입에 침도 한 방울 안 바르고 칭찬을 해대느냐고 물어봤다. 너무 단순해서 놀랐던 것은 그저 샘플을 잘 준다는 것이었다. 

나는 피부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지만 정작 화장품에 대해서는 무지한 편이다. 요즘은 조금 노력하려고 하는 편이지만 예전엔 피부가 건조하면 보습효과가 좋은 5,000원짜리 수분 밤을 샀었고, 피지가 많으면 1,000원짜리 코팩을 샀었고, 여드름이 나면 1,000원짜리 여드름 패치로 한 달 내내 버틸 정도였으니까. 어떤 상황에 어떤 화장품을 써야 할지 몰랐던 나는 이 친구를 통해서 여러 가지 샘플을 받아봤다. 그래서 현재 나는 샘플 부자이며 피부 척척박사가 되기까지 이르렀다.



사실 제목에서는 내 친구가 돈 없고 모공 넓은 친구라고 생각했겠지만 아쉽게도 그 친구는 바로 나 자신이다. 사실 돈이 없는 편은 아니지만 화장품에 쓰는 돈을 굉장히 아끼고 아끼는 편이라 한번 구매한 제품 또한 아끼고 아껴서 공병에 다다다를 때까지 사용하는 편이다. 그래서 피부과에 일하는 친구는 나의 딱한 사정을 알았는지 회사에서 받아오는 샘플들을 나에게 하나 둘 건네주기 시작했다. 

어느 날 이 친구가 여러 가지 화장품 샘플을 받아보고 직원들에게도 여러 화장품을 추천받아온 결과,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제품 하나를 나에게 추천해주더란다. 동네가 가까워 민낯으로 자주 만나는 사이이기 때문에 항상 내 넓은 모공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더니 너 딱 기다리라며 했던 게 바로 그 날이었나 보다. 내 친구는 나에게 모공 관련 화장품을 추천해줬다. 


사실 모공을 줄여주는데 효과적이라는 제품이라며 적극 홍보하는 제품들은 지갑을 열게 하지 못한다. 나와 성장을 함께할 제품의 조건은 실제 효과가 있었는지, 전/후 차이가 확연한 지이기 때문에 친구가 그저 막연히 모공을 줄여준다고 했을 때에는 쉽게 믿어지지가 않았다. 물론 내 지갑도 감감무소식이었고. 

그래서 아~그러냐고~ 대충 흘려들었던 내가 서운했는지 자기도 아끼던 샘플을 하나 가져오더란다. 나한텐 한 번도 안 줬다는데 이 샘플이 집에 널려있다고 하는 게 아닌가, 무척이나 아끼던 샘플이었나 보다. 평소 같았으면 한 뭉탱이로 주던 샘플을 고작 하나만 건네주었다. 얼마나 좋을지 상상도 안될 정도로 극찬했던 에센스여서 한번 사용해봤다.



친구가 말을 덧붙히기로는 모 방송에 나왔던 제품으로 유명하다고 하길래 더 믿음직스러운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방송에 대놓고 광고하는 제품들은 사서 써볼까? 하던 제품들도 나 좀 사주세요~ 하는 것 같아서 청개구리 심보처럼 사기가 꺼려졌었다. 하지만 그 방송에서는 No 광고, No 협찬 이 문구가 주 심벌이기 때문에 나의 청개구리 심보가 귀 얇은 소비자로 바뀐 건 한순간이었다. 

사용했을 때에는 약간 점성이 있는 타입의 에센스로 즉각적으로 탄탄해지는 느낌이 있었다. 전체적으로 피부가 쫀쫀하게 마무리되는 감이 나를 찹쌀떡 피부로 완성시켜주더란다. 탄력감 때문인지 전체적으로 처졌던 모공들이 얼차려 하듯 정신을 바짝 들고 있는 모양이었다. 



친구가 마르고 닳도록 칭찬하던 이 제품이 위 사진과 같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었던 이유는 제품에 함유된 퀸스 씨 추출물이 다 했다. 그 성분은 모공을 줄이는 성분이다!라고는 말 못 하겠다.. 그럼 사용하자마자 모공이 줄어들었어야 했으니까. 하지만 확실히 모공을 어르고 달랠 수 있는 매력적인 성분이라고는 말할 수 있다. 그 성분은 전체적으로 처져있던 모공들의 탄력을 손보는 성분이었으니깐.

전체적으로 사용해본 결과, 모공의 변화는 드라마틱하진 못하더라도 꾸준히 사용할만하다 정도였다. 중력에 못 버틴 건지 내 피부 노화를 무시 못하는 건지 축 처져버린 모공들 때문에 매번 고생이던 코가 한층 매끈해진 느낌이라고 말해두었다. 물론 꾸준히 사용했을 때의 이야기다. 


 

사실 화장품에 별 관심이 없던 나는 친구의 조언 하나하나가 소중했다. 그래서인지 친구도 신나서 주저리주저리 말하는데 그것들이 나의 화장대를 채우는 주옥같은 말들이 아닌가 싶다. 점점 친구의 화장대가 내 화장대가 돼가는 모습을 보며 나도 언젠간 친구처럼 피부 지식 똑 부러지는 사람이 되는 게 아닌가 내심 기대도 했다.

여러 가지 제품들을 써보고 같이 공유하고 샘플도 서로 나눠주는 과정에서 친구와 나는 약간의 동료의식을 느낀다. 나 또한 별것도 아닌 화장품 샘플을 공유하고 효과에 대해 설명하고.. 이 과정이 너무 익숙해서 다음 만남 때에는 샘플 꼭 챙겨 오기!라는 무언의 약속을 잡은 채 집에 들어간다. 


(친구와 공유한 샘플 제품 링크는 밑에 달아두겠음)

https://www.ojosookorea.com/product/detail.html?product_no=12&cate_no=48&display_grou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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