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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아 May 01. 2023

해가 뜨기 전에 가장 어둡다

불면증을 겪으면서 새삼 깨닫게 된 것이 있다. 밤이 가장 어두울 때는 해뜨기 전이라는 것. 밤은 깊을수록 무르익어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어둠으로 가라앉지만, 고작 여명으로도 씻은 듯 사라진다.


나의 서른 다섯 해 인생도 그러했다. 방황했던 열아홉 살을 지나 재미있는 날들이 끝도 없이 펼쳐지는 스무 살이 되었고, 진로고민에 고통받던 스물네 살은 이듬해 대학원에 입학하자마자 국비 지원 프로젝트를 따내었다. 우울증과 공황장애가 덮쳤던 스물아홉에 나는 내가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 했었지만, 서른 살에는 대학원 졸업도 하고 취업도 했으니 더 바랄 것도 없이 즐거웠다. 서른네 살에는 파혼으로 나의 세계가 무너지는 것 같은 시간을 견뎌내야 했고 연이은 데이트 폭력 트라우마로 불면증을 얻었다. 그리고 서른다섯. 지금 나는 여명을 기다리고 있는 깊은 어둠이다.


미래를 알 수 없을 때는 과거를 돌아본다. 지금껏 내가 어떻게 해 왔는지. 비록 흔들리고 주저앉는 날도 있었지만, 다시 일어났고 멈춰있지 않았고 어떻게든 걸었다. 나는 늘 그래왔고, 살아내었고 끝내는 앞으로 나아갔다. 어둠을 이겨내고 마침내 여명을 맞이하는 사람. 거의 내가 그래왔기 때문에 나는 그런 사람이 되었다고 믿는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둠의 끝에는 늘 태양이 떠오를 것을 믿는다. 그리하여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비출 것이다.


잠들지 못하는 밤이 깊어질수록 생각한다. 나의 서른다섯은 또 얼마나 찬란하려러나. 5시. 이제 서서히 여명이 밝아온다. 어둠은 물러가고 곧 태양이 밝게 빛나 새 하루가 시작될 것이다.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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