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하면 잘 사는거야
우리가 고전을 읽는 이유는 그것이 쓰여진 시대상이나 흘러간 세월에 관계없이 우리에게 언제나 시의성있는 의미를 주기 때문이다.
니체는 진정한 가치가 시간 위에 존재한다고 하였다. 그 시대에만 통용되는 지식이나 의미는 우리에게 울림을 주지 않는다. 그것은 단순히 기록일뿐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보면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들은 10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나빠지지 않으면 사회에서 성공하지 못한다고 믿고 있는 듯하다. 간혹 정직하고 순수한 사람을 보면, 도련님이라는 둥 애송이라는 둥 트집을 잡아 경멸한다. 단순함이나 진솔함이 비웃음을 사는 세상이라면 어쩔 도리가 없다.”
작품에서 주인공은 ‘도련님’이라고 불린다. 정직하고 솔직하고 뒤를 보지않는 과감한 성격이 주위 사람들이 보기에는 어리숙하고 행동이 앞서며 귀엽게 보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주인공이 보기에 이 세상 사람들은 사기꾼 천지이다. 체면을 중시하여 진실을 외면하고 실실 웃으며 거짓말을 늘어놓는다. 좋은 관계, 불화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함이라고는 하지만 비열해 보일뿐이다.
나쓰메 소세키는 당시에 영국에 유학까지 다녀온 지식인이었다. 그가 유학을 다녀오고 보니 일본 사회는 그전과 비교하여 상당히 변화하고 있었다. 가치관 측면에서 서양의 개인주의와 자본주의가 점점 밀려들어오고 있었다.
도덕, 윤리, 정직, 공동체적 삶 등의 동양적 가치관을 개인주의, 자본주의, 능률 등의 서양적 가치관이 대체하고 있었던 것이다.
변화하는 사회에서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려면 결국에는 나도 그 사람들과 비슷하게 살아갈 수 밖에 없다. 남보다는 나를 챙기고, 나의 이익을 위해 거짓말과 농담도 좀 하고, 정직한 것은 어린 아이 같은 모습이며 조금은 교묘한 것이 영리하다는 칭찬을 받는다.
그러나 극 중 주인공은 타협하거나 동조하지 않는다. 구역질 나는 인간들을 관찰하고 그 모습에 어이없어할 뿐이다.
다른 사람과 잘 지내고자 억지로 바뀌거나 바뀐척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날 어떻게 보든 나의 가치관과 생각을 관철해나가는 삶을 유지한다.
우리 시대는 100년전보다 훨씬 남들 따라하기 편해진? 유도되는 삶이다. 인스타, 유튜브, TV 등이 쉴 새 없이 어떤 것이 멋있는지 어떤 것이 좋은 삶인지 제시한다. 한 눈 팔려 지내다보면 나는 사라지고 수많은 사람 중에 하나가 되어 있다.
조금 이기적이어도 돼, 필터는 이걸 쓰고 옷은 이걸 입어야 해, 장소는 거기가 핫 해, 이런 문구를 본문에 넣으면 있어보여, 이렇게 살면 잘 사는 거야.
근데 그게 니 생각이야 내 생각이야.
“자 여러분 사기꾼들을 끌고 왔네. 어서 술 좀 먹이게. 사기꾼들을 잔뜩 취하게 해야지. 자네 도망가면 안 되네.”
섞이지 않고 관조하며 자신의 신념을 지켜간 도련님이 우리를 본다면 콧잔등을 때려줄 것 같은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