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떠나지 못하고 남겨진
파란 낙엽의 슬픔을,
시리도록 차가운 고독으로 감싸 안으며
애써 겨울을 부정해 본다.
찬바람이 불어오는 아침,
나뭇가지 끝에서
떨어질까 움켜잡고 있는 듯한 마음으로
이 겨울을 조심조심 살아간다.
호주머니 속 깊이 찔러 넣은 손은
좀처럼 따뜻해지지 않고,
얼어붙은 기억처럼
시간은 더디게 흐른다.
언제부턴가,
바람이 나를 몰아세우고
계절이 재촉하는 듯한 느낌.
그러면서도 나는
파란 낙엽의 슬픔을 안고,
그 마지막을 부여잡으며
또 하루를 버텨낸다.
시간의 탑을 쌓듯
따뜻한 차 한잔 앞에서
묵묵히 지나온 계절을 되짚는다.
세월이 너무 빠르게 흘러가 아쉬운
12월 중턱에서,
억지로라도 겨울에 머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