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다사로움

by Pelex

오랜만에 초등학교 동창회를 다녀왔다.

처음 보는 이들처럼 서먹했지만

얼굴을 찬찬히 들여다보다 보니

어릴 적 친구들의 모습이 그 안에서 어른이 되어 있었다.

한 친구는 목소리가 여전히 그때 그대로였고,

또 다른 친구는 환하게 웃을 때

앞니 사이의 작은 틈까지 여전했다.

몇몇은 많이 변해 몰라보겠고,

어떤 친구는 먼저 떠났다는 소식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우리는 그날,

예전처럼 별거 아닌 농담에 깔깔대고,

한 잔 술에 마음을 기댔다.

그러다 문득

그 시절 내가 참 그립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보 같고 철없던 그 시절이,

그저 웃기만 해도 좋았던 그날들이.

집으로 돌아오는 길,

고요한 지하철 안에서

친구들과 찍은 사진을 들여다보았다.

주름진 눈가와 희끗한 머리칼 속에서도

그 시절의 우리 모습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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