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회고
“겨울에 핀 진달래 한 송이를 바라보며,
철저한 혼자의 시간을 지나온 나의 삶을 돌아봅니다.
그러나 외로움 속에서도 작은 안부 한마디가
누군가의 봄빛이 될 수 있음을 믿습니다.”
겨울 한복판,
발길을 멈추고 물끄러미 바라본다.
벌도, 나비도 없는 이 추운 계절에
무엇이 그리 아쉬워
진달래 한 송이가 홀로 피어났을까.
있는 듯 없는 듯,
아무도 눈길 주지 않는 자리에서
발그스레 얼굴을 내민 모습이
왠지 애처롭다.
세찬 바람과 추위를 견뎌내려
몸을 움츠린 채 서 있는 꽃.
하기야 시절 잘못 만남이
어찌 그 꽃의 탓이랴.
그러고 보면
무심히 살아가는 우리가
그 꽃과 다르지 않다.
보일 듯 말 듯,
때로는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는 존재.
그러나 누구를 탓하랴.
이왕 세상에 나왔으니
그냥,
짧은 세상 한 번 피어내다
가는 것 아니겠는가.
요즘 나는
그 철저한 혼자의 시간을 살고 있다.
하는 일 별로 없어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지낸다.
웹서핑을 하다가
좋은 글에 눈물이 나고,
웃음이 터지기도 하고,
가슴 저린 공감에 잠시 멈추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혼자 보기에는 너무 아까운 글들이 있어
오래된 친구나
흘러간 인연에게 몇 줄 나누고 싶어진다.
그렇게라도 내가 살아 있음을
확인받고 싶은 것이다.
죽으면 부의금 몇 만 원에
영영 못 보게 될 처지 아닌가.
아니, 내가 죽으면
그마저도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보다가 말면 그만이고,
스팸이라 여겨 지워도 상관없다.
가끔 마음이 동하면
안부 한마디 전해도 좋지 않은가.
철저한 혼자.
하루 종일 전화 한 통 없는 적막.
그나마 "보험 들어라", "돈 빌려라"는
스팸 문자가 나를 찾는 듯 다가온다.
도서관도, 산책도, 지하철도
한두 번이지,
외로움은 결국 견뎌야 할 몫이다.
무엇보다 고통스러운 건
아내의 눈치일지도 모른다.
친구들이여,
서로에게 문자 한 번,
전화 한 통 걸어보자.
겨울에 핀 진달래처럼,
우리는 어쩌면 철저한 혼자의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진달래가 추운 겨울에도 꽃을 피워
누군가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듯,
우리도 작은 온기를 나눌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외로움 속에서도
안부 한마디 건네는 그 순간,
우리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
짧은 세상,
한 번 웃어주고,
한 번 손잡아주고,
한 번 마음을 나누며 살아간다면,
겨울 한 송이 진달래처럼
우리의 삶도 누군가에게
따뜻한 봄빛이 되어 줄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