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걷이가 끝난 텅 빈 들녘, 지나간 인생사처럼 허허롭게 서성이다 떠나는 가을의 뒷모습을 바라봅니다.
때늦은 연민 속에 그리움을 줍습니다.
초겨울 허한 벌판, 여백을 채우는 스산한 바람은 숨 가쁘게 달려와 새로운 계절을 재촉합니다.
삶은 늘 아쉬움 속에 이어지고, 세월 따라 스며든 가을처럼 아픔도 기쁨도 슬픔도 수많은 그리운 사연도 떨쳐내며,
첫눈을 기다리는 설렘으로 마음을 채웁니다.
빠르게 흘러 가버린 시간 속에서 미처 적지 못한 감정들과 배어 나온 생각들이 남았습니다. 지금 저는,돌아보는 글을 쓰며 앞으로의 시간을 더 천천히 걷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