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 행복
저녁에 식사를 마치고
우연히 큰 딸아이 얼굴에 난 상처를 보았다.
손톱으로 날카롭게 긁힌 것 같은 붉은 자국...
별 것 아닌 것 알면서도
연고를 발라주며 약간의 호들갑을 떨었다.
“ 누가 우리 귀한 딸 얼굴에 상처를 낸거야? ”
하면서 장난끼어린 성을 내었다.
친구들이랑 장난치면서 가끔 손톱으로 상처가 난다고,
언제 그랬는지도 모른다고
대수롭지 않은 일이기에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하면서도
연고를 발라주는 엄마에게 얼굴을 들이밀고 있는
녀석의 마음은 내심 기분 좋았을 것이다.
별 것 아닌 것에도 함께 속상해하고,
억울한 일을 당하면 자신보다 더 성을 내어주고,
언제든 자신의 편이 되어주고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어른이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 녀석에게
큰 심리적 안정감을 줄 것이라는 것을 안다.
“ 누가 우리 귀한 딸 얼굴에 상처를 낸거야? ”
이 말은 내 딸에게 한 말임과 동시에
어린 시절 나에게도 한 말이었다.
철썩같이 아들일꺼라 믿고
늦은 나이에 출산을 감행했음에도
또 계집아이로 태어났기에...
부모의 사랑과 인정을 받으려고
마음앓이했던 어린시절의 나에게
내가 해 준 말이기도 했다.
나는 육아를 하면서
어른으로써 성숙하지 못했던
부모님에 대한 원망, 이해, 아쉬움을 경험하지만,
동시에 육아를 통해 치유 또한 경험하고 있다.
내가 받지 못한 공감, 사랑, 격려, 안정감을
내 아이에게 줄 때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신비한 감정들을 느낀다.
아마도 보상심리를 통해 치유를 경험하는 것이겠지...
보상심리건 뭐가 됐건 간에 좌우당간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아이들로 자라고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두 아이 모두 학교에서 검사한 심리분석결과
스트레스지수도 낮고
안정적으로 잘 크고 있다니 다행이다.
엄마의 불안과 상처를
아이들에게 물려주지 않아서 참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