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매일 아침 6시에서 7시까지 헬스장에 간다. 올 한 해 세운 수많은 micro habit 중 하나인 운동하기가, 벌써 26일째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예전에는 작심삼일을 반복하며 좌절하곤 했지만, 이제는 아침마다 Zone 2인 시속 8km 정도, 평균 5km를 달리고, 2~3일에 한 번씩은 근력운동까지 한다. 운동을 마치고 간단한 아침 루틴과 식사를 챙긴 뒤,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고 출근하는 흐름이 자연스러운 하루가 되었다.
아직 ‘성공했다’고 하기는 이르지만, 작심삼일을 훌쩍 넘어 꾸준히 하고 있고, 아침에 운동화를 신는 것이 더 이상 부담스럽지 않은 것을 넘어, 묘한 기대감까 드는걸 보면 루틴이 조금씩 내 것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몇 년 동안 A4 용지에 체크하며 기록해보기도 했지만, 결국 스마트폰으로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방법이 가장 잘 맞는 듯하다. 내가 예전에 글을 쓴 TickTick 앱을 통해 루틴과 습관을 기록하고 ‘tick’할 때, 아주 작은 성취감과 즐거움을 느낀다. 루틴을 보지 않으면 금세 잊어버리지만, 수도 없이 보고 기록하며 돌이켜볼 때 비로소 내 삶 속에 익숙한 습관으로 자리 잡는다.
며칠 전 아침, 달리면서 우연히 박문호 박사의 30분짜리 유튜브 영상을 들었다. 운동으로 몸을 단련하는 시간과 함께, 그 영상은 내 생각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었다. 박사님이 전한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강렬했다. 인간의 기억은 감정과 함께 저장되며, 감정이 있어야 오래 남는다. 상가집을 보면, 고인에 대한 다양한 반응은 기억과 감정의 깊이를 보여준다. 힘들었던 순간의 기억이 많은 사람들이 고인을 가장 깊이 추모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걸 교육에 적용해보면, 긍정적인 감정을 만들기 위해 반복 학습이 중요하다는 점이 눈에 들어온다. 요즘 AI가 지식 면에서는 인간을 압도하지만, 아이들이 품을 ‘꿈’과 긍정적 감정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기억이 필요하다. 그 기억을 만들기 위해서는, 아이 수준에 맞는 반복 학습을 통해 개념과 지식을 몸에 익혀야 한다. 단순히 외우고 문제를 푸는 방식이 아니라, 반복 속에서 긍정적 경험과 연결된 기억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나는 이전까지 ‘지식’은 AI에게 맡기고, 인간은 AI가 할 수 없는 고차원적 영역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국 고차원적 사고를 하기 위해서도 기초 지식이 필요하고, 그 기초를 단단히 하기 위해서는 반복 학습과 기억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대학원 시절, 끊임없는 반복과 토론, 문제 탐구를 통해 지식과 기억을 쌓았고, 이는 좋은 감정으로 이어졌다는 점을 돌이켜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박문호 박사의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Ek_CMWVd_0I
그리고 이제는 확신한다. 작은 반복이 모여 나를 만든다. 하루 5km 달리기, 매일 체크하는 습관, 반복 학습과 기억—이 모든 것이 결국 내 감정과 성취로 이어진다. 루틴과 반복을 통해 만들어진 기억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삶을 움직이는 힘이 된다.
앞으로도 나는 매일의 작은 루틴을 소중히 여기며, 지식과 감정을 함께 쌓아가는 삶을 살아가려 한다. 그렇게 쌓인 기억과 감정이, 결국 나와 내 주변의 삶을 조금 더 깊고 의미 있게 만들 것임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