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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트 Sep 04. 2019

노력하지 않아도 좋아..

아이와 뉴욕에서 한달살기 에세이 2.


노력하지 않아도 좋아


뉴욕은 내가 굳이 가려하지 않아도 날 관광지로 데려다주는 도시이다.

난 아무 생각 없이 길을 걸었는데, 내가 매일 보던 끝이 뾰족한 탑 같은 건물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었고, 

장보러 가는길에 코너에 있던, 높고 납작한 건물은 플랫아이언 빌딩이었고, 왠지 고풍스러워 보이는 건물은 트리니티 교회였다.(사실 당시에는 거의 모르는 건물들이었다. 직접 보고 "뭐지?이 특이한 건물은?" 이라며 찾아본 경우가 대부분이다.)

트리니티 교회 근처엔 911 테러 이전까지 쌍둥이 빌딩이 자리하던 곳이 위치해 있다.

직구 사이트로만 접하던 메이시스 백화점이 매일 지하철 타러 가는 길목에 있었는데 추우면 그 건물을 가로질러 가기도 했다.

펜스테이션을 나오면 보이는 "매디슨 스퀘어 가든" 이라는 건물은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쳤었다.

알고 보니 유명한 가수나 그룹들이 공연하였고, 종합적인 스포츠 경기도 열리는 곳임을 뒤늦게 한국에 와서야 알았다.

"매디슨 스퀘어? 어디서 많이 들어 봤는데..아!! 펜스테이션 나오면 보이던 그 건물인데?

거기서 그 가수가 공연을 했다구? 헐 대박.그런 곳이었어?"..뭐 이런느낌..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흥미로운 것들을 볼 수 있는 도시였다.


포털에 뉴욕 가볼만한 곳을 검색을 하면 최소한 100여 곳은 나올 것이다. 

하루에 3곳을 가도 한 달 안에 다 가지 못한다.

현지에 사는 사람들도 100여 곳을 다 찾아 가진 않을 것이다.

나도 내가 가본 곳을 찾아보니 몇 곳 되지 않았다.

(자유의 여신상 조차 안갔으니까.ㅋㅋ)

그렇지만 난 매일 새로운 곳을 보았고, 그게 명소든 아니든 충분히 흥미로웠다.

자주 지나다니는 길에 있는 큰 건물들은 익숙해지고, 조금만 안쪽으로 들어가거나 방향을 틀어 다른 곳을 지나가면 특별함이 느껴지는 곳을 꽤 자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대부분은 내가 몰라서 그렇지 명소였던 것 같다.

바지런하지 않은 내가 굳이 세밀하게 찾아보지 않아도, 워낙 촘촘한 뉴욕에서 다양하고 유명한 건물들과, 인종들과, 문화와, 음식들을 접할 수 있었다.


나는 현지인처럼 살고자 갔다.

뭐 대단하게 뉴요커라도 되겠다는게 아니라, 현지에서 먹고 쓰는 것 쓰면서 일상을 보내고자 했다.

가서 정말 뉴욕에 있을 수 밖에 없는 무언가를 발견하면 이사?를 와도 좋다고 생각했다.

한국에 살아도 내가 사는 곳의 어디가 좋아도 매일가지 않는다. 아직 한번도 안가본 곳도 많다.

그냥 뉴욕에서.. 일상을 한국 어딘가에서 보내고 있는 것처럼 보내고 싶었고 그렇게 했다.

계속 살것처럼 말이다.

거기서 밥먹고, 산책하고, 책보고, 취미활동 하고, 맛집도 가고. 

은행도 가고, 델리(편의점?같은곳)도 가보고, 도서관도 가보고, 택배도 받고 반송도 해보고.

크게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국내에서도 관광정보를 찾는 행위는 나에게 스트레스를 많이 유발했다. 찾고 모으고 완벽한 여행을 위해 노력해야하는 것은 즐거움보다는 괴로움이 더 크게 느껴졌다.

그때 당시엔 왠지 몸으로 부딪히는 것이 책으로 습득하는 것보다 차라리 심플하고 편했다.

그래서 가이드 책도 없었다.

인터넷을 찾아 여러 사람들의 여행기를 흥미롭게 읽으며 갈곳을 정했다.

하루에 한두곳 정도.

그마저도 날씨가 좋지 않거나 하면 포기하고 집에서 뒹굴거리며 요리를 해먹거나 가까운 곳을 산책했다.

여기와 확연이 다른 환경이었기 때문에 

그냥 그날 그날 흥미에 따라 검색을 해서 찾아다녀도 즐거웠다.

그렇지만 지하철 노선과 유모차가 갈수있는지 등은 정확하게 찾는 편이었다.

낯선 곳에서 길을 잃어 뱅글뱅글 돌거나, 유모차가 뱅글뱅글 돌아가야 하는 상황은 충분히 스트레스가 될 수 있는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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