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질 것 같던 날들도
바람은 불고 불어 계절을 불러오고
여차 여차 해도 세월은 앞으로만 가더라
너는 이제 다른 사람에게서 받은 꽃을
자랑하고
나는 이제 다른 사람에게 줄 꽃을
사러 간다
서로 다른 꽃을 두고
다른 행복을 꿈꾸는 너와 나는
우리 로는 다시 묶일 수 없는
유일한 너와 나일 것 같다
종종 너의 불평불만들로 만든
쫑알쫑알 소리가 귓가에
그립기는 하다만
그 마저도 다른 곳에서 사랑받길
내가 그랬듯
나 또한
새로 산 꽃이
새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 수 있길
그 사람이 종종 떠오르는 너를
따뜻하게 덮어 버릴 수 있길
여름밤
다른 꽃 앞에서 행복을 앞에 두고
비겁한 글자 몇 자
적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