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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런하우스 Aug 14. 2023

거창하게 말하자면 '발상의 전환'

알약 PO(Product Owner)의 고군분투기 (6)

우리는 최고의 보안앱이 되고 싶었는데,

경쟁사 브랜드 인지도가 너무 높아서 좌절을 하고 있었을 때.


앞선 글에서 말했듯이,

알약M이 보안앱을 넘어서서 '스마트폰 통합 관리앱'으로 방향을 정하기까지 수많은 고민이 있었다.

특히 핵심 기능인, 보안기능이 좋다 아니다 는 사실 유저가 느끼기 어려운 영역이다. 심지어 알약M은 국가기관과 연계해서 최신 DB를 통해 스미싱 메시지를 탐지해서 알려주는데, 이렇게 잘 방어해도 보안기능이 좋다 아니다는 것을 유저들은 쉽게 느끼기 어렵다. 오히려 한번 뚫리면 그 보안제품에 대해 큰 불신을 가지고 신뢰하지 않게 되는 상대적 평가가 압도적인 시장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알약 M의 경우, 알약M이 경쟁사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사용자수를 가지고 있다. 알약M은 '스마트폰 관리'라는 항목에서는 압도적으로 1위이지만, 정작 우리가 목매달고 있는 보안서비스에 대한 신뢰도를 놓고 보면 항상 경쟁사에 뒤처져 있었다.

자체적으로 비용을 들여서, 외부 리서치 기관을 통한 소비자 리서치를 해도 결과는 비슷했다.

유저들은 보안제품의 대한 신뢰도에서 경쟁사 보다더 높게 평가했다. 보안제품에서 브랜드 이미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견고한지 알려주는 자료다.


우리는 경쟁사를 넘어서는 보안앱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했고, 수많은 업데이트를 통해 서비스를 개선하고 개선했지만. 경쟁사의 인지도를 넘어서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느낄 만큼 좌절감도 느꼈다.


전설의 마무리 투수. 마리아노 리베라(NY)


뜬금없지만.

지금은 은퇴한 뉴욕 양키즈의 전설의 마무리 투수, 마리아노 리베라 이야기를 아는가?

마리아노 리베라의 시그니쳐 투구는 '커터'라고 불리는 구질로, 직구와 비슷하게 가다가 살짝 꺾어지는 형태의 구질이다.

사실 마리아노 리베라가 뉴욕양키즈 입단 이후, 아직 날개를 펼치지 못하고 있던 시점에 '커터'는 골칫거리였다고 한다. 마리아노 리베라는 분명히 직구를 던졌는데 묘하게 각도가 살짝 꺾이는 것이 아닌가?

답답해하던 마리아노 리베라에게 공을 받던 포수 보젤로가 한마디를 했다.

“이거 어디서 배운 거야? 기가 막힌 공인데?”

그 순간부터 28살이었던 마리아노 리베라의 인생은 바뀌었다.

그는 만 43살이던 2013년 9월에 은퇴할 때까지 역대 1위의 652세이브를 기록하고 명예의 전당에도 올랐다.

(Link)


발상의 전환.

이 말을 하기 위해 마리아노 리베라까지 꺼내는 빌드업을 해봤다.


알약 M이 지향하는 '스마트폰 통합케어 플랫폼'도 좌절감에 빠져있을 무렵, 발상의 전환에서 나왔다.


1. 잠깐(1).

    스마트폰 관리라는 측면에서 알약M이 압도적인 1위잖아.

2. 관리라는 의미가 뭐지? 관리가 보안보다 상위 개념이 아닌가?

3. 알약M은 스마트폰을 잘 관리해 준다고 이미 소비자는 인식하고 있네?

4. 우리가 스마트폰 통합 관리를 잘해주면, 어느 순간 하위개념인 보안기능도 관리에 포함되어 흡수하겠네?

5. 잠깐(2).

      우리가 굳이 내부만 관리해 줄 필요가 있나?

      스마트폰 외부도 관리해 줘야 진짜 관리잖아

6. 잠깐(3).

      스마트폰 내/외부만 관리할 필요가 있나?  

      스마트폰과 관련한 모든 관리를

      알약M에서 한 번에 할 수 있도록 해야지.

7. 그래. 스마트폰의 모든 통합관리.

     알약M에서 편리하고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만들자.



        
            
                
                
            
        
    




발상의 전환은 생각보다 작은 곳에도 많다.


알약M의 기능 중에, WIFI 보안이라는 기능이 있다.

해당 기능은 유저의 스마트폰이 WIFI에 접속했을 때 알약M에서 현재 접속한 WIFI의 보안 레벨 / 신호강도를 제공해 주는 기능이다. 문제는 해당 기능이 수동적이라, 유저가 WIFI에 접속했을 때 알약 M을 실행해 봐야 알 수 있다.


그런데 여러분들. 혹시 알고 있는가?

무제한 데이터를 쓰더라도, 외출할 때 깜빡하고 WIFI를 켜고 나간 경험 많지 않은가?  

사실 우리의 스마트폰은 하루에서 수 번~수백 번까지 WIFI가 붙었다가 떨어진다.

우리 조사에 따르면,

복잡한 도심지에서 공공으로 제공하는 WIFI의 10~15%는 비밀번호가 뚫려있는, 즉 보안에 취약한 WIFI이다. 아무 생각 없이 길 걸어가다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그러다가 인터넷에 내 개인정보를 입력하는 그 시점에!

만일 보안에 취약한 WIFI 가 내 스마트폰에 붙어있다면, 순식간에 내 개인정보는 탈취될 수도 있다.


이렇게 중요한 기능이라면. Pull 이 아닌 Push 기능을 제공해야 유저의 보안을 지켜줄 수 있지 않겠는가?


이제부터 알약M 3.0을 설치한 유저는

보안에 취약한 WIFI가 접속되어 있는 경우, 스마트폰을 열어본 순간 아래와 같은 팝업이 노출된다.

발상의 전환과 관련한 작은 사례지만. 이런 사례는 곳곳에서 찾을 수 있고 당신도 만들 수 있다.



















발상의 전환. 혹은 레시피


나는 발상의 전환에 대해 가끔 레시피로 설명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기존에 있는 재료들인데 레시피를 살짝 바꿔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1. A집과 B집 모두 김밥 1개 메뉴로 100만 원 매출을 내는 가게라고 가정해 보자.

2. A집은 기존 김밥에 참치를 넣은 참치김밥 메뉴로 200만 원 매출을 올렸다.

3. B집은 김밥과 별개로 가락국수메뉴를 새롭게 개발해서 200만 원 매출을 올렸다.


둘 다 신메뉴로 200만 원 매출을 올린 효과를 누렸지만, 어느 쪽이 효율적인가?

그리고 어느 쪽이 계속 효율적일 것인가?라고 물어보면 단연코 A집의 참치 메뉴라는 의미이다.


To Be Continued...


P.S. ) 발상의 전환과 관련해서 이 책에서 깊고 재미있게 잘 설명하고 있어서 추천한다.

 <관점을 디자인하라>
  저자: 박용후 / 출판사: 쌤앤파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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