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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런하우스 Aug 11. 2023

서비스의 방향을 찾아서

알약 PO(Product Owner)의 고군분투기 (5)

<잠깐 프롤로그>
24시간 모니터링 + 항시 최신 보안 DB업데이트로 인 PC와 모바일을 지켜주는 보안 서비스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고?  


알약에 대해서 아마도 한 번쯤은 다 들어보셨을 만큼, 알약 서비스는 사용자가 많고 사용자 층도 매우 두터운 서비스이다. 알약의 PC서비스인 '알약공개용' 서비스는 PC사용자가 줄어들고 있는 지금도 1,200만 명이 사용하고 있고, 알약의 모바일 서비스인 '알약M'은 2천만 다운로드가 이뤄진 서비스이다.

국내 1위 보안기업이라 하면 보통 안랩의 'V3'를 많이 이야기하지만, 사실 일반 사용자들이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는 PC와 모바일을 가리지 않고 '알약'이다.


또한 감히 말하건대, 이스트시큐리티의 알약은 정말 착한 서비스이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보안제품은 지속적인 업그레이드와 개발이 필요한 구조이다. 한 번 개발하면 유지/보수로 전환하여 조금 난도가 낮아지는 다른 서비스와 다르게, 보안제품은 계속 진화하는 보안위협에 맞서기 위해 유지/보수도 굉장히 힘들고 높은 난도로 개발과 업그레이드를 지속하고 있다.

가끔 국내 보안제품의 레벨에 대해 해외와 비교하며 비판하시는 분들 계신데,

국내와 해외의 보안 위협등의 환경적 특성도 다를뿐더러, 일반인들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보안 제품으로 알약은 글로벌 레벨에서도 부족한 제품이 아니다.

24시간 모니터링과 지속적인 보안 업그레이드, 심지어 보안 관련 DB는 국가기관과도 연계해서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를 일반인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이 정도면 착한 서비스, 착한 기업 아닌가?

(물론 무료제품에는 광고가 들어간다. 이 정도는 양보해 주길.)


PO의 제일 중요한 일.

서비스의 방향을 정하는 것.


국내 SW 보안시장은 크지 않다.

국내 1위라고 불리는 안랩의 2022년 연간 매출이 2,280억 원 수준이니 가늠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알약 B2C 서비스의 PO를 맡기로 결정하고,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서비스의 방향을 정하는 것이었다.

PO와 PM의 가장 큰 차이점도 서비스의 방향을 결정하는 일이다.

PO(Project Owner)로써, 알약 B2C 서비스가 향후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인지는 PO로써 가장 중요하게 고심하고 결정해야 하고, 어떤 흔들림도 이겨낼 수 있는 확신이 필요하다.


알약M도 마찬가지였다.

당연하게도 나는 보안 전문가가 아니므로, 다양하게 열어놓고 서비스 방향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알약M이

안이 아니라 관리해 주는 앱이라고?


2022년 말에 마케팅팀에서 외부 리서치 업체를 통해 조사한 자료를 건네받았다.

그 내용은 알약M과 경쟁사들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에 대한 조사였고, 생각보다 굉장히 디테일한 소비자 조사들이 이뤄져 있었다.


거기에 재미있는 내용이 있었다.

1) 소비자는 보안기능은 V3가 알약보다 좋다고 인지했고

2) 알약M은 V3보다 스마트폰 관리 기능이 뛰어나다고 인지했다.

3) 그리고 연구자 제언에 이렇게 코멘트가 달려있었다.
   '보안기능이 뛰어나다 아니다는 소비자가 정량적으로 알 수 없다. 즉, 브랜드이미지에 가깝다'.


보안 기능이 브랜드이미지라면, 이제는 정치인이신 그분의 회사를 우리가 이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계속하다가 문득 알약M은 관리기능이 더 뛰어나다는 내용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았다.

'관리'라는 것은 사실 보안보다 더 상위개념이고 포괄적인 개념이다.

어찌 보면 보안앱이라는 이미지에 매몰되지 않고, 더 쉽고 크게 확장할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오래된 내부 관계자에게 먼저 문의하기.  


알약M을 스마트폰 관리앱으로 탈바꿈하고 앞으로 어떻게 서비스를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이후부터, 내부 관계자들에게 1on1으로 찾아다니며 물어보고 피드백을 받았다.

그분들은 알약M과 알약 B2C 서비스에 누구보다 오래 관여했고, 제품의 특성과 소비자의 성향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1on1로 찾아다니면서 물어본 것은 2가지 이유가 있었는데,

1) 내가 생각하는 방향성이 실현가능한지 또는 너무 허황된 것이 아닌지 확인하는 것이었고,

2) 문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내가 생각하는 방향성에 동기화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알약M을 보안앱을 넘어 스마트폰 통합관리 앱으로 진화시킨다는 방향성에 대해 PPT로 정리했다.

나에게 그들의 설득은 경영진 이상의 어려움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다행스럽게도 같이 논의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방향성에 대해 동의했고, 경영진 사업계획 보고까지 순조롭게 통과하여, 글을 쓰는 지금 알약M은 대규모 업데이트를 성공적으로 릴리즈 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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