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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런하우스 Aug 16. 2023

컨셉의 함정에 빠지지 마라  (리더십에 대한 고찰)

알약 PO(Product Owner)의 고군분투기 (7)

리딩한다는 것은 늘 어렵다.


진짜다. 리딩한다는 것은 늘 어렵다.

무엇인가 리딩하는 성향을 타고 난 사람들은 좀 쉽지 않을까라고 생각이 들겠지만,

요즘처럼 개인별로 개성과 가치관도 뚜렷한 사람들을 리딩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게다가 우리는 대부분 리더가 되는 법을 책으로 배웠다. 이순신 같은 리더십이 무조건 좋은 리더십으로 생각하다가, 서번트(Servant) 리더십이 사회적으로 대두된 지 불과 얼마 되지 않았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다양한 리더십을 익힐 수 있는 자료가 없고, 리더십을 준비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리더가 된다.

리더의 자질과 별개로 사실 리더가 되기 싫은데 리더가 될 수밖에 없다고 하는 사람도 생각보다  많다.

특히나 내가 리더가 되지 않으면, 나랑 안 맞거나 역량이 떨어지는 사람이 나의 상사가 되는 사태를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리더가 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나를 처음 소개할 때 목소리를 깔면

계속 목소리를 깔아야 하는 것처럼.  


갑자기 리더가 되면, 무엇부터 해야 할지 잘 모르는 것이 태반이다.

급하게 책도 사고 유튜브에서 리더란 무엇인가를 열심히 청취한다고 한들, 항상 맞는 이야기만 할 뿐이다. 실제로 따라 하면 모순덩어리인 이론들인데 나열하면 그럴싸한 내용들이라 끄덕끄덕하면 읽는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나는 이런 리더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리더로서의 컨셉을 정한다.


나는 여기서 컨셉의 함정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마치 나를 처음 소개할 때 목소리를 깔면, 계속 목소리를 깔면서 말해야 하는 것처럼.


물론 내가 정의한 나의 리더십 콘셉트가 나의 성향과 성격, 업무스타일을 잘 반영했다면 좋은 컨셉일 수 있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대부분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리더가 되고 + 우리가 배울 수 있는 리더십의 종류가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대다수는 내가 만든 리더십 컨셉이 어느 순간 불편해지고 불안해진다.


어느 것도 정답은 아닌 것 같다.  


내가 열심히 일을 하면 팀원들이 따라오겠지.라고 생각하는 리더부터 가 마이크로 매니징을 해서 조직을 관리하겠다는 리더까지.

사실 세상에는 너무나도 다양한 갑자기 리더십이 있고 그중에 무엇이 좋은 리더십이라는 질문에 어느 것도 정답은 아닌 것 같다.



나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면

어도 불편하지는 않다.   


나는 나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서 조직을 이끌고자 하는 스타일이다.

내 스타일이 맞다 틀리다의 논쟁을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조직의 성격마다 다르고, 개개인의 성향과 성격마다 또 다를 테니 어차피 맞는 것은 없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만든 컨셉에 갇혀서 불편함을 느낄 상황은 피할 수 있을 것 같다.


예를 들면 이런 불편함을 피할 수 있다.

1) 난 쿨하고 온화한 리더십의 컨셉을 정했다고 하자.

2) 하지만 실제로 나는 뒤끝도 있고 그렇게 속이 넓은 타입도 아니다.

3) 그 와중에 A팀원이 내 성격상 싫어하는 어떤 행동을 지속하고 있다.

4) 그런 행동을 하지 말라고 하는 순간, 나는 온화한 리더십이 깨지고 만다.

5) 그래서 나는 A팀원의 행동을 놔두게 되고, B팀원과 C팀원까지 그 행동에 동참해 버리는 경우가 있다.


내가 만든 리더십 컨셉이 나와 맞지 않으면, 이런 역설적인 불편함이 발생한다는 의미이다.

더 무서운 사실이 무엇인지 아는가?

A팀원, B팀원, C팀원. 모두 당신이 그런 내적 갈등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 사람의 인격이 아니라,

일을 리딩하는 것이다.    


신수정 님의 '거인의 리더십'을 보면 리더십의 정의를 아래와 같이 하고 있다.

1. 구성원들의 영감과 동기를 불러일으켜서

2. 팀의 다이내믹스를 만들어

3. 조직의 목적을 달성하는 기술.


즉, 회사에서의 리더는 일을 리딩하는 것이다. 조직을 리딩하는 것도 결국 일을 리딩하기 위함이다.

내가 팀원들의 인격적인 롤모델이 될 필요는 없다. 팀원들에게 나 자신이 존경받을 필요는 없다.

이것은 조직의 리더십에서는 부차적인 요인일 뿐이다.


일과 사람을 분리해서 생각하자.


학창 시절부터 별로 인기가 없었던 아싸(아웃사이더)의 성향을 가지고 있어도 상관없다.

일만 잘 리딩한다면, 팀원들은 당신의 성격과 성향을 고려해서 일을 잘할 것이다.

그러면 당신은 리딩한다는 것이 한결 편해질 수 있고, 좀 더 일과 성과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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