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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런하우스 Sep 25. 2023

대표님을 만날 때는 아젠다를 준비하세요.

알약 PO(Product Owner)의 고군분투기 (16)

상사와 1on1이 잡혔다면


요즘은 리더들에게도 소통의 리더십을 많이 강조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당신들의 상사. 

그러니까 팀장, 실장, 임원 혹은 대표님과 1on1 (1대 1 개인면담)이 잡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편한 상사와 1on1이라면 사실 큰 부담이 없겠지만, 직책이 높은 상사와 1on1이 잡히는 경우에는 굉장히 많은 부담이 된다. 그리고 대부분은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상사가 무슨 이야기를 할까?'.


이 글에서의 언급하는 1on1은 특별한 HR 적인 이슈가 없고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일반적인 1on1의 경우로 가정하고 이야기해보겠다.

이런 일반적인 1on1의 경우에는 당신의 상사가 1on1 면담을 위한 질문을 준비해서 올 것이다. 사실 대부분의 질문들의 요지는 '당신은 현재 조직의 업무나 조직원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없나요?'를 확인하는 내용이거나 '당신이 어떤 것을 보완하면 좀 더 성장하거나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피드백을 주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당신이 혹시 조직에서 이탈하지 않을까?' 혹은 당신을 통해 '조직에서의 갈등이 있는가? 갈등요인은 무엇인가?' 등을 찾아보려는 질문들을 준비할 확률이 높다. 


대부분 상사와 1on1에 대해서 어떤 질문을 할 것인가? 등을 상상하며 미리 답변을 준비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은 내가 일전에 말했던 '프레임'에 갇힌 것이다. (링크)

프레임에 갇혀서 1on1을 해도 사실 당신에게 별다른 문제는 발생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상사와 1on1 은 일종의 시험이랑 비슷하다. 적당한 성적표를 거둔 시험은 아무런 문제가 없이 지나가지만 만일 100점을 받은 성적표라면 좋은 기억을 남기게 된다.


나는 상사와 1on1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당신이라는 존재의 가치와 일에 대한 공헌을 어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이런 제안을 하고 싶다.

'나의 아젠다를 내가 만들어서 프레임을 나의 것으로 만들어보라'



아젠다는 나이가 들수록 더욱더 중요하다. 


30대 중반 이상의 분들이 종종 겪는 경험이 있다.

분명히 나의 찬란했던 20대를 함께 보냈던 대학교 친구들과 술 한잔 하던 것이 어느 순간 재미가 없어지는 지점이 생기는 경험이다.

물론 그 친구들은 1) 가정이 있고, 2) 서로 다른 업계 혹은 다른 일들을 한다.라는 전제가 있다.


30대 중반의 어느 지점에서 만난 나의 소중한 대학교 친구들과 즐거운 술자리를 하다 보면, 서로의 관심사나 아젠다가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과거의 기억을 다시 한번 꺼내면서 서로의 공통 아젠다를 찾고 다시 한번 웃고 떠들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되지만, 이 것 또한 한계가 있다. 


나는 분명히 내 대학교 친구들과 여전히 돈독하고 우정도 굳건한 거 같은데,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어느 순간 내 직장의 동료들 혹은 업계 지인들이 더 편해지는 지점이 온다. 

그리고 이런 느낌은 40살이 넘어가면 더 뚜렷해지고 명확해진다. 


왜 그럴까?

생각보다 이유는 단순하다. 

서로의 공통 아젠다 크기의 차이다.

공통 아젠다가 많고 크면 이야기도 잘 통하고 공감할 영역도 많다. 소위 이야기가 잘 통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런데 공통 아젠다가 적으면 점점 대화가 끊어지고 재미도 없다.


굉장히 극단적인 예를 하나 들어보자.

A와 B는 대학교 때부터 죽고 못 사는 동갑 베스트프렌드이다.

35살이 된 A는 2살 아이가 있고, 35살이 된 B는 아직 미혼이다.

정말 오래간만에 술자리를 가지게 되었는데 A의 주요 관심과 아젠다는 육아이다. 

B는 A의 아기 사진도 보고 공감도 하고 힘들겠다며 위로도 해준다.

하지만 미혼인 B에게는 A와의 만남이 점점 힘들어지고 부담스러워질 것이다.


인맥이 튼튼하다는 K 군


위에서 말한 아젠다와 관련한 비슷한 사례는 생각보다 많다.


다른 케이스를 한번 살펴보자.

중견기업에서 사업부의 팀원으로 있는 40세 K군은 남다른 인맥을 자랑한다.

G회사 대표님은 K군의 대학교 선배이고, Y회사 CFO는 고등학교 선배 등등 K군에게 이런 인맥은 늘 지인에게 부러움의 대상이다. 

40살 K군이 몇 년 만에 G회사 대표님 (대학교 선배님)에게 연락을 했고, 흔쾌히 술자리를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 팀원인 K군과 G회사 대표님은 일이나 취미와 관련한 공통 아젠다가 별로 없었다.

불편하지는 않았지만 뭔가 이야기가 잘 안 통하고 어색한 침묵이 몇 차례 지나간 술자리를 마무리했다.


아마도 G회사 대표님은 K군이 연락을 하면 몇 차례 더 만날 수는 있지만, K군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예시가 조금 극단적이긴 하지만 실제로 여러분들 주위에 종종 있는 일이다. 

아무리 나의 황금 같은 인맥이라고 하더라도 아젠다가 없으면 대화가 잘 통하지 않고 1촌 같던 그와 나의 인맥은 2촌, 3촌이 되어 버린다. 그만큼 아젠다가 중요하다. 


대표님을 만날 때는 아젠다를 준비해라 


다시 처음 이야기로 돌아가자.

당신의 상사와 1on1이 일정이 잡혔다.

형식은 편한 1on1이지만, 당신에 대해 파악하려고 준비를 철저히 해올 상사님이시다. 

이런 상황에서 당신은 수동적으로 상사가 하는 질문에만 답변할 것인가?


당신이 아젠다를 준비하라. 

적어도 이런 효과가 있다.


1. 프레임을 뒤집을 수 있다.

- 당신이 아젠다를 준비하고 질문을 던진다고 해보자.

- 순식간에 1on1은 당신의 질문에 답하는 상사의 질의응답 시간이 되어 버린다.

- 대화를 주도하는 프레임이 바뀌어버리면, 1on1에서 당신이 훨씬 유리해질 수 있다. 

- 질문이 어쨌든간에 여러 가지 질문을 적극적으로 하는 직원이라면, 대부분의 상사는 호감을 느낄 것이다. 


2. 생각보다 깊은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

- 상사도 사람이고 당신이 하는 고민과 그들의 고민이 크게 다르지 않다.

- 상사가 어떤 고민을 하는지 미리 캐치할 수 있다면, 그걸 아젠다로 던져보면 생각보다 효과가 좋을 것이다.

- 당신의 상사가 하고 싶은 것, 바라는 것, 어렵다고 느끼는 깊은 속내를 의외로 들을 수도 있다.


3. 질문 잘하는 예쁜 직원

- 질문을 잘하는 것은 생각보다 정말 어렵다.

- 다만, 질문이 무엇이든 간에 회사와 관련한 여러 가지 질문을 적극적으로 하는 직원에 대해 대부분의 상사들은 호감을 느낄 것이다. (그렇게 믿는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질문은 만드는 것은 정말 정말 어렵다. (이건 다음 기회에 알려주겠다)


이번 글을 맺으며.


셀프광고를 마지막으로 이번 글을 마무리하겠다.


지금 이 글을 보시는 독자분들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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