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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퀘벤하운 Jun 27. 2016

지구 상 가장 비싼 기업, 사우디 아람코에 대해 알아보

아람코는 지금은 사우디 정부 지분이 100%지만, 본디 태생은 미국 회사입니다. Wall Street Journal는 아람코가 상장될 경우 무려 10조 달러(US$10 trillion) 가량의 가치가 있을 수 있다고 추산했습니다. (참조 : www.wsj.com/arti…/saudi-aramco-confirms-ipo-study-1452254819) 이는 Exxon의 20배이며, 현존하는 최고 시가총액 기업인 애플의 10배를 넘는 규모입니다. 우리나라 GDP가 연간 1조 불 규모니 가히 세계 최고 수준의 가치가 있는 기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헌데 생각보다 중동에서 근무하신 분들도 이 아람코에 대해 잘 모르는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뭐 저도 잘 알지는 못하지만, 다니엘 에긴의 The Prize를 읽으며 귀동냥으로 전해 들은 지식과 영문 위키백과를 통해 이 회사에 대해 조금 살펴보고자 합니다.


먼저 이 ARAMCO는 Arabian American Oil Co. 의 약자로 ARAMCO가 되었습니다. 여기서 왜 American이 들어갔는지 그 역사를 한번 들여다보겠습니다. 아람코의 역사는 1차 세계대전의 석유 부족 사태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1920년 4월 25일 이탈리아 휴양도시 산레모;San Remo라는 곳에서 승전한 연합국들은 땅따먹기를 하기 시작했는데요, 여기서 영국과 프랑스가 오스만 튀르크를 비롯한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골몰하고 있는 동안, 미국은 아라비아 반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사우디와 접촉을 책임졌던 광산업자 허버트 후버는 몇 년 뒤 대통령이 되기도 했습니다. (참조 :www.sedaily.com/NewsView/1KV6AJK52L)


여하튼 이때부터 미국은 이 지역에 석유를 탐사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이라 하지만 국가 자체적으로 무엇을 한 건 아니고, 민간기업인 Standard Oil of California라는 SoCal이란 기업이 해외 석유탐사를 시작했습니다. 참고로 당시엔 미국을 비롯한 멕시코 등 북아메리카가 석유가 가장 많이 나던 때였습니다. 유럽의 경우 카스피해 쪽의 바쿠라는 유전이 가장 큰 지대였고, 이는 러시아의 영토였습니다. 미국은 당시에도 석유 강국이긴 했지만, 언제 고갈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있었고 그에 따라 아라비아 반도까지 가서 시추를 한 것입니다.

이 SoCal은 1932년 사우디에 좁다랗게 붙어있는 바레인이란 나라에서 Bahrain Petroleum Co, 즉 BAPCO라는 자회사를 차렸고, 이는 아라비아 반도의 석유에 높아진 관심으로 이어졌습니다. 1933년 사우디 정부는 SoCal에게 개발 권한을 허가했고, 완전 소유 자회사인 California-Arabian Standard Oil (CASOC)를 만들었습니다. 1936년까지 딱히 유전을 찾지 못한 이 회사는 Texas Oil Co, 즉 Texaco에 의해 50% 지분이 매각됩니다.


이 회사는 4년 동안 유전을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했고, 1938년 그 고귀하고 귀한 첫 번째 유전이 다란;Dhahran에서 발견됩니다. 일곱 번째 시추라 하여 이를 Damman No.7이라 합니다. 한국말로 하면 7광구 정도 될라나요. 참고로 현재 아람코 본사는 이 다란에 있으며, 바레인에서 상당히 가까운 거리에 있습니다. 이 유전은 즉시 하루에 1,500 배럴을 생산하기 시작했고, CASOC는 계속해서 유전 탐사를 이어갑니다. 1944년 회사는 이름을 Arabian American Oil Co로 바꾸게 되고 이리하여 ARAMCO라는 이름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두둥~ 1948년 Standard Oil of New Jersey라는 회사는 아람코의 지분 30%를 얻게 되고 Socony Vacuum이라는 회사는 10%를 얻게 됩니다. 여기서 등장한 Standard Oil of New Jersey라는 회사는 나중에 Exxon이 되고, Socony라는 회사는 Mobil이 됩니다. 이쯤 되면 석유회사 이야기도 흥미진진하지 않습니까? 다 이리 섞이고 저리 섞이고 흥미롭습니다. 물론 주식을 양도한 후 기존 플레이어인 SoCal과 Texaco는 각각 지분을 30% 씩 보유하게 됩니다. 


1950년 국왕은 슬슬 자국의 석유시설의 국유화 바람을 넣기 시작하며, 아람코에 50대 50 지분을 요구합니다. 이러한 시도는 사실 미국에게는 5년 전 베네수엘라에서도 있었던 사례입니다. 미국 정부는 아람코 지분을 갖고 있던 미국 회사들에게 Golden gimmick이라는 세금 감면을 제시했고, 이때부터 수익이 사우디 측에 부여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럼 그동안 미국 정부는 사우디에서 나는 석유의 세금을 계속해서 받았다는 말이지요. 이것이 바로 창조경제..) 여하튼 이 시기에 본사는 뉴욕에서 다란으로 옮겨가고 1951년 아람코는 Safaniya Oil Field라는 세계에서 가장 큰 해상유전을 발굴하게 됩니다. 아울러 아람코는 1957년 Ghawar Field라는 세계에서 가장 큰 육상유전도 발굴하지요.


1973년 제4차 중동전쟁(Yom Kippur War) 때 미국은 이스라엘을 지지했고, 이에 사우디 정부는 아람코의 지분 25%를 가져오게 됩니다. 74년 그 지분은 60%까지 높아지게 되었고 결국 1980년에 이르러 100%의 지분 모두 사우디 정부가 소유하게 됩니다. 1988년 왕령;Royal decree에 따라 아람코의 이름도 Arabian American Oil Co에서 Saudi Arabian Oil Co로 변경됩니다. 그러니까 정확히 명칭은 ‘아람코’가 아니라 ‘사우디 아람코’라고 해야 맞는 것이지요.



2005년 Financial Times는 사우디 아람코를 전 세계 비공개 주식회사 중 가장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Market value가 무려 781 $bn, 한화로 1천조 원 수준입니다. (참조 : next.ft.com/content/5de6ef96-8b95-11db-a61f-0000779e2340) 올해 1월에는 알 사우드 왕자가 주식의 5%가량을 민간자본에 이양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저유가 상황에서 계속해서 왕정을 이어가기 위해선 그만한 돈이 필요하고, 다시 아람코가 민간회사가 될 가능성은 점점 높아가는 것 같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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