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처음은 특별하다.
첫걸음마, 첫 등교, 첫 이사, 그리고 첫 출근.
첫 출근에 얽힌 에피소드는
아마 직장생활을 해본 모든 사람에게
하나 이상은 있을 이야기.
지금까지 나에겐
총 네 번의 첫 출근이 있었다.
첫 번째보단 두 번째가 나았고
두 번째보다 네 번째는 훠얼씬 나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설레고 불안하고
때마다 마음이 요동쳤다.
아마 이곳을 나가
다섯 번째 첫 출근을 하게 된다 해도
다시 밤잠을 조금 설칠 거고
옷깃을 여미며 긴장할 거다.
그중에서도
첫 회사로 출근하는 날을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땐 겨울이었고 추웠다.
내가 무슨 옷을 입었는지
무슨 신발을 신었는지 기억한다.
인사팀에서 교육을 받고 무수한 파티션들을 지나
어디로 어떻게 걸어 들어갔는지
내 자리를 처음 안내받았을 때 기분이 어땠는지
돌아가며 모두에게 인사를 하고
소개를 했던 그 모든 순간을 나는 잊을 수가 없다.
그래서
주제넘지만 그 마음을 안답시고
회사가 처음인 사회초년생들이 오면
더 마음이 쓰이고는 했다.
이번에 우리 팀에 오는 신입이
우리 회사가 첫 직장이라길래
어쩌면 평생 잊을 수 없는 한순간일지도
모를 <오늘>을 잘 보내게 해주고 싶었다.
그들에겐 반복되는 월요일 중 하나였어도
나는 아직 그 월요일을 기억하니까.
8년이 지났지만
그날 누구에게 어떤 말을 들었고
어떤 감정이었는지 기억하니까.
이건 내가 프로 기억 되새김러라서
그러는 거 같기도 하지만…
어쩌면 누군가에게
평생 기억될지도 모를 한 장면에
내가 등장해 주로 하는 역할은
화장실 안내와 물 떠다 주기다.
사소하고 웃기지만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화장실을 헤맸었기 때문에
또 목이 말랐었기 때문에
후에 그들에게
그런 말을 종종 듣고는 했다
그때 화장실 알려주셔서 감사했어요. 흑흑
사람 마음이 다 똑같다.
내가 힘들었던 건 쟤도 힘들다.
그런데
내가 힘들었으니
너도 어디 한번 힘들어 봐
이런 마음은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된 건가.
확실히
'저런 사람이 되고 싶다'보다
'저런 사람이 되기 싫다'가
더 효과가 있네.
저렇게는 되지 말아야지 싶은
역멘토들을 보며
샘솟는 이직 욕구
그리고 번갈아 보는 통장
오늘도 입 만큼은 웃어 보이는 하루.
400번 정도 맞이해보지만
여전히 끔찍하게도 싫은
오늘은 월요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