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보는 연습
내 방엔 거울이 2개나 있다.
하나는 화장대 거울, 하나는 전신 거울.
난 하루에 몇 번이나 거울에 비친 내 자신을 봤나 생각 해보니
씻고 나와서 로션 바를 때 말고는 거의 거울을 보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거울이 이렇게나 많은데.
출근길 엘레베이터 안에도 내 모습을 볼 수 있고,
지하철 유리문에 비친 내 모습도 볼 수 있지만
난 생각보다 내 모습을 잘 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자아성찰이 뚜렷한 편이다.
자아성찰이라기엔 부정적인 생각이 많은 편이지만
이건 내 탓, 내 책임, 내가 자초한 일.
내가 저지른 일, 내가 한 일, 내가 부담해야 할 일.
거울 속에 비친 있는 그대로의 내가 아니라,
머릿속 수많은 생각의 틀을 거친 시선으로 나를 바라본다.
가끔씩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내가 보는 건 불가능하니까.
그냥 거울에 비친 나를 보며
'아, 오늘 난 이런 표정을 짓는구나.'
'아, 오늘의 난 이런 사람이구나.'
멋진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나 스스로를 사랑하기엔 나는 너무 강하지 못한 존재이지만,
그냥,
가끔씩은.
나를 보는 연습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벽난로 - 종현
(종현 소품집 "이야기 Op.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