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을 10초 만에 없애는 비결

by 오제이


감정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가? 마음이 아파 움직일 기운이 없거나, 회사에서 상처 주는 사람 때문에 출근만 떠올려도 불안해지는가?



나 역시도 그런 시간을 보낸 적이 있다. 10년 전, 쇼핑몰 MD로 일하던 때였다. 내가 일하던 회사는 완성도는 조금 떨어지더라도 가격 경쟁력이 높은 제품을 주로 취급했다. 그러다 보니 고객의 불만과 환불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 내 잘못이 아닌 일로, 싫은 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사실이 곤욕스러웠다. 마치 욕을 먹으러 출근하는 기분이었다.



근무 여건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회사와 집이 가까웠고, 동료들과의 호흡도 좋았다. 하지만, 일 자체가 문제였다. 하루를 욕설로 시작하다 보니 하루 종일 기분이 가라앉기 일쑤였다. 그 시기는 내 인생에서 우울증 지수가 가장 높았던 때였다. 이유 모를 어지럼증과 불안, 두근거림, 심지어 공황장애 증상까지 나타났다.



신기하게도 모든 증상은 퇴사와 함께 사라졌다. 마치 언제 그랬냐는 듯 신체적 정신적 건강이 빠르게 회복됐다. 더 이상 감정적인 고통을 받지 않게 됐다. 아마 나를 괴롭히던 요소가 사라졌기 때문인 것 같다.




최근 알게 된 사실이 있다. 감정적 고통에는 필요 조건과 충분 조건이 있다는 것이다. 필요 조건은 ‘부정적인 생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충분 조건은 ‘그 부정적인 생각을 믿는다’는 것이다.



부정적인 생각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우리는 심리적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 불안하지도 않다. 예를 들어 보자. ‘오늘 대형 지진이 발생해 여러분이 있는 건물이 무너진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불안할까? 마음이 고통스러울까? 분명 아닐 것이다. 왜일까? 왜 불안하지 않은 걸까? 그 생각이 마냥 허황된 이야기도 아니고, 분명 확률적으로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인데 말이다.



그것은 우리가 그 생각을 믿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확률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더라도, 그 확률이 현저히 낮다는 것을 더 믿고 있기 때문에 불편한 생각을 믿음으로 연결하지 않는 것이다.



이처럼 부정적인 생각 자체는 우리를 불안하게 하지 않는다. 문제는 그 생각을 믿는 데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우리의 생각이 굉장히 왜곡되기 쉽다는 것이다.




우리의 기억력이나 사고력은 컴퓨터 수준으로 정확하지 않다. 우리가 겪는 많은 사실은 기억이나 감정으로 뇌 안에서 저장된다. 이때 우리 뇌는 그 사건을 자기 입맛에 맞게 재해석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직장 상사가 퇴근 길에 나를 노려보고 갔다.’ 이것은 사건일까? 아니다. 정확한 사건은 ‘퇴근 길에 직장 상사가 눈을 가늘게 뜨고 무언가를 바라봤다’이다. ‘나를 노려봤다’라는 것은 나의 상상이 만들어낸 근거 없는 추측이다.



상사는 때마침 눈이 아파서 잠깐 찡그린 것일 수도 있고, 나를 노려본 게 아니라 나의 뒷사람을 노려본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그 사실을 자기 입맛에 맞게 재가공해 생각하고 그렇다고 믿는다. ‘나는 내일 분명 상사에게 한 소리 들을 거야. 내가 뭘 잘못했지?’라고 생각하며 불안을 만들어 낸다.




우리의 감정은 쉽게 왜곡된다. 이런 왜곡을 주의 깊게 바라보지 않으면, 감정적 고통이 우리 마음을 잠식해 나간다. 감정적 문제로 인해 중요한 일을 그르치기도 하고, 불필요한 싸움이 발생하기도 한다.



우리가 겪는 많은 시간 낭비가 이런 감정과 기억 왜곡에서 비롯된다. 근거 없는 사실에 대한 걱정과 불안으로 귀중한 시간과 자원을 낭비하게 된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생산성도 줄어든다.



그러므로 우리는 마음을 더 정확히 들여다볼 줄 아는 것이 좋다. 마음이 불안하다면, 또는 어떤 일로 감정적 고통을 느끼고 있다면, 잠시 멈춰 그것의 진위 여부를 천천히 톺아보는 일이 필요하다. 자신이 느끼는 생각이 사실과 부합하는지 살펴보면 인지 왜곡(사실의 잘못된 받아들임)을 예방할 수 있다.




이 과정은 혼자 깊게 생각하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다. 집중할 수 있는 조용한 곳에 앉아, 사건을 객관적으로 천천히 복기해 보자.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왜 그런 부정적 생각을 떠올렸는지’, ‘그 생각이 틀릴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관찰해 보면, 진실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게 된다.



불편한 감정이 자신의 생각과 믿음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이해하면,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다. 이런 방식으로 감정을 다스리는 습관을 기르면, 안 좋은 일이 생겨도 쉽게 극복하는 마음의 근육이 길러진다. ‘자기 자신과 사건을 객관적으로 관찰하기’, 그것이 불안을 해소하고 감정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비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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