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철학자가 묻는다
자신의 행동이 공동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오래된 철학자가 내게 묻는다.
“자신의 행동이 공동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본 나의 모습을 떠올려 본다. 정시보다 2시간 먼저 출근하는 사람, 부지런하고 꾸준한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2년 가까이 조기 출근을 이어왔으니, 이제는 누구든 나를 보면 그 생각부터 하는 것 같다.
‘엄청 일찍 오는 사람.’ 동료가 지인에게 나를 소개할 때도 그런 표현을 쓰는 걸 몇 번 들은 적이 있다. 또 무언가를 계속 시도하는 사람, 책을 읽고 쓰는 사람으로도 비친다.
사실 가장 많이 들은 표현은 ‘조금 특이한 사람’이다. 좋은 의미로 특이하다는 뜻이겠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왜 ‘조금’일까? 왜 ‘진짜’나 ‘무진장’이 아닐까?라는 아쉬움이다. 어쩌면 내가 그만큼 미치도록 무언가에 몰두하지 못했다는 사실의 반증일지도 모른다.
이렇듯, 조금은 특이하고 부지런하며 꾸준하다는 나의 모습이 나와 관계한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영향을 끼쳤을까?
결과적으로 ‘그렇다’고 말하고 싶다. 나와 함께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를 보고 ‘참 독특한 사람이네...’ 하고 지나간다. 하지만 소수이긴 해도, 누군가는 나를 보고 자극을 받거나 영감을 얻는다.
‘저 사람도 하는데’, ‘사람은 뭐든 하면 달라질 수 있구나.’, ‘나도 하면 되겠구나.’, ‘이런 상황에서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구나.’
내가 끼치는 영향력은 이런 것이다. 나를 보고 자신도 할 수 있다는 힘과 용기를 얻는 것이다.
내 행동이 모범이 되고, 큰 교훈을 주는 것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단지 작은 영감이라도 되고 싶다. 그 작은 영감이 누군가의 가슴속에 잠들어 있던 꿈에 불씨를 지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누군가의 삶에 닿고 싶다. 영향을 끼쳐 물들이고 싶다. 내가 가진 것을 나누고 함께하고 싶다. 그런 생각으로 오늘도 아침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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