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철학자가 묻는다
오래된 철학자가 내게 묻는다.
“매일의 행동이 나의 장기적 목표와 어떻게 연관되는가?”
새벽 4시 55분, 나는 두 팔을 뻗고 속으로 ‘만세!’ 를 외치며 하루를 시작한다. 졸리거나 피곤한 느낌은 거의 없다. 눈이 저절로 떠져 개운하게 아침을 맞이한다.
그대로 몸을 일으켜 침대 끝에 걸터앉는다. 잠시 눈을 감고 오늘의 계획을 머릿속으로 그려본다. 그런 다음, 씻고 체중을 잰 뒤 출근 준비를 한다.
사무실에 도착하면 아침 루틴을 시작한다. 커피를 내리는 것부터 스트레칭과 운동, 글쓰기까지 정해놓은 규칙대로 하나씩 수행한다. 모든 작업을 마치면 8시 30분이다. 그때부터 본격적인 오전 업무를 시작한다.
처음 이런 루틴을 시작할 때는 피곤해 쓰러질 것만 같았다. 마음은 앞서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아 답답했다. 하지만 그렇게 힘든 것도 몇 주 뿐이었다. 나는 금세 적응했고, 이제는 이 생활 패턴이 완전히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 휴가지에서도 아침 루틴을 지킬 정도니, 이제 나는 완전히 아침형 인간이 된 것 같다.
아침 루틴을 시작한 지 벌써 2년이 넘었다. 내가 일찍 일어나기 시작한 이유는 개인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아침에 출근해 저녁에 집에 돌아와 잠들기까지,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누군가와 함께 보내고 있었다.
온전히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다.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 없이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원했다.
선택지는 두 가지였다. 사람들이 출근하기 전 시간을 활용하거나, 퇴근 후의 시간을 사용하는 것이었다. 나는 두 시간을 모두 시도해 본 후 아침을 선택하기로 결정했다.
아침은 아침에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개운함이 있다. 뭔가 새롭게 시작되는 느낌 말이다. 게다가 잠을 통해 회복한 맑은 집중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내가 아침에 가장 집중하는 일은 글쓰기다. 이 작업은 높은 집중력이 필요해 저녁보다는 아침에 더 나은 결과를 낸다.
동료들이 종종 야근을 하는 점도 내가 아침을 선택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한동안 관찰해 본 결과, 사람들은 아침 일찍 출근하기보다 저녁 시간을 활용해 초과 근무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 같았다.
나의 막연한 생각으로는 초과 근무가 필요하다면 차라리 일찍 출근해 일을 마치고 저녁 시간을 즐기는 편이 나을 것 같은데, 아마 내가 모르는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매일 반복해서 하는 일이 곧 그 사람이다’라는 어느 철학자의 말을 좋아한다. 그 말은 우리가 매일 하는 일이 우리의 삶을 정의한다는 뜻이다.
어쩌다 가끔 일어나는 특별한 일이 아니라, 매일 꾸준히 반복되는 마치 쳇바퀴 같은 일이 곧 자신이라는 것이다.
나는 그 쳇바퀴를 스스로 설계하기로 했다. 일과 중 변하지 않는 규칙 같은 시간을 만들어 그 안에 내 삶의 태도와 가치를 담아보고자 했다. 그것이 바로 내가 꾸준히 모닝 루틴을 지키는 이유이자, 내가 살고자 하는 삶이다.
모닝 루틴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곧 나의 삶이며 나라는 사람 자체이다. 세상에 나로 존재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 그것은 자신만의 규칙을 세우고 그것을 꾸준히 지키는 것이라고 믿는다.
오제이의 <사는 게 기록> 블로그를 방문해 더 많은 아티클을 만나보세요.
https://blog.naver.com/abovethesurf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