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혼자 있을 때 무슨 생각을 할까?
그게 궁금해 주변에 물었을 때 가장 많이 돌아온 답변은
‘아무 생각도 없어 가만히 있는다.’였다.
일단 나는 그것이 불가능하다.
그것은 달리 말해 사색이나 명상이며,
어쩌면 멍 때린다는 말일 텐데
나는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본다.
조용한 방에서 홀로 명상을 할 때도 지속적으로 잡생각이 몰려오는데,
일상에서 잠시 멈춘 순간, 무아지경에 빠져
텅 빈 의식 속에 있다는 말을 어찌 믿을 수 있을까?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들은 자신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숨기고 싶은지도 모른다.
그 생각은 지나치게 엉뚱한 상상일 수도 있고
어쩌면 음란한 상상일 수도 있다.
그런 생각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
가장 만만한 ‘아무 생각 안 하기’라고 얼버무린 것일 테지.
그렇지 않고서야 그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하나같이 ‘혼자만의 시간에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고
확신에 차 말할 수 있겠는가.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런 말을 하는 다른 이유도 떠오른다.
이런 주장은 어떨까?
‘그들은 쉴 때 자기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너무 바쁘고 힘들고 지쳐서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검토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생각에게 자유를 명한다. 마치 목장에 뛰노는 닭과 소처럼 생각을 방목해 마음껏 뛰놀도록 내버려둔 것이다. 그리고 힘껏 놀다 돌아온 생각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품는다. 그러므로 그들의 머릿속에는 텅 빈 기억만 남는다.’
쉬는 동안 생각에 집중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이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다고 착각한다는 의견이다.
나쁘지 않은 추리 같다.
내가 계속 의심을 하고 추론을 내리는 이유는
사실 나는 혼자 있을 때 아무 생각 없이 있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공상이 펼쳐지는 걸 막을 길이 없다.
만약 지구에 생각을 읽는 기계가 있다면
나는 이미 사회적으로 매장당했을지도 모른다.
내 머릿속에 펼쳐지는 이야기들은
수위가 높고 맥락도 없기 때문이다.
잘 모아서 이야기로 쓸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
두서없고 혼란스러워 굳이 정하자면 소음에 가까운 생각들이다.
그것들을 하나씩 꺼내 펼쳐 놓는다면
그걸 본 사람은 누구나 ‘이 사람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라고 말할 테다.
생각을 멈출 생각은 없다.
다만 조금은 정리된 생각을 하고 싶다.
그래야 글도 좀 정리해 쓸 수 있을 것 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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