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을 아껴 쓰면 안 되는 이유

by 오제이


'오제이 님은 절대 안 지치시나요?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이불 밖으로 나가기 싫은 마음이 전혀 안 들어요?'


이런 질문을 받으면 대개 '그런 편입니다.'라고 말하며 지나간다.

시시콜콜 나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도 않고,

막상 이야기한다고 해도 귀담아듣는 사람은 잘 못 봤다.


물론 나도 지친다. 사람인 이상 어쩔 수 없다.

이건 체육관에 가서 열심히 운동하고 나오면 온몸의 힘이 풀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

하루에 주어진 에너지를 모두 소진했기 때문에 피곤한 것일 뿐이다.



어려서부터 엄마는 '밥을 남기면 벌을 받는다.'라고 말씀하셨다.

밥이든 돈이든 낭비하는 습관을 없애

건강한 부자가 되길 바라시는 마음에 하신 말씀이실 거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하루에 주어진 에너지를 남기는 것도

일종의 낭비가 아닌가 싶다.


오늘의 체력을 사용하지 않고 저축한다고 해서

내일의 체력이 그만큼 늘어나지는 않는데,

무엇 하러 체력을 남겨두는 걸까?


나의 과거를 돌아보면 그저 힘든 게 싫어서 핑계 대는 마음이 더 컸던 것 같다.

오히려 체력을 사용하지 않으면 점점 체력의 총량이 줄어든다.

운동하지 않으면 근육량이 줄어드는 것처럼 말이다.



일에도 일에 맞는 근육이 있다.

그 근육을 쓰지 않으면 쇠약해진다.

그래서 오랜 기간 휴식기를 가진 뒤 업무에 복귀하면 다음 날 삭신이 쑤시는 것이다.


은퇴한 축구 선수가 다시 경기에 나서는 방송 프로그램 <슈팅 스타>를 보면

염기훈 선수와 현영민 선수가 경기를 마치고 이런 대화를 나누는 걸 볼 수 있다.


"기훈아 한 이틀 근육통 올 거야"

"그럴 거 같아요 지금"

"나는 이틀 오더라고"


선수 생활 10년 이상, 통산 500경기를 넘게 뛴 프로 선수들도

잠시 쉬었다 경기를 가지면 근육통이 온다.

평소 누워만 있던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래서 나는 하루에 주어진 에너지를 모두 소진하는 걸 목표로 삼는다.

그러면 내일도 그만큼의 에너지를 쓸 수 있고

점점 에너지의 총량이 늘어난다.


물론 그러다 지치는 날도 생길 수 있다.

그러면 다음 날 아침에 몸을 일으키는 게 평소보다 더 힘들다.

그럴 땐 그냥 잠을 더 자서 체력을 보충하는 것도 방법이다.

잠이 너무 꿀맛 같아서, 잠에 취해 필요보다 더 자는 것은 늦잠이지만,

체력 보충을 위해 조금 더 자는 것은 회복이다.


나도 가끔은 늦게까지 자는 날도 있다.

실수로 늦잠을 자기도 하고, 회복이 필요해 조금 더 자기도 한다.

그런 날은 평소보다 두 배로 더 열심히 살기 위해 애쓴다.

나만의 체력 관리법이라고 할까?



살다 보면 누구나 실수도 하고 실패도 한다.

늦잠을 잤다고 해서, 아침에 일어나기가 귀찮다고 해서

'아 내 인생은 역시 글렀어... 나는 망한 몸이야...'

라고 생각하지 말았으면 한다.


낭비보다 자책이 더 아프고 치명적이다.

이미 일어난 일에 너무 미련 갖지 말길,

다음에 어떤 식으로 예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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