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무슨 일 있어서 쉰 거 아니지?"
오늘 아침 실장님의 아침 인사는 나의 안부를 묻는 것으로 시작했다. 나는 그 말이 참 좋았다. 나를 염려하는 그 사소한 한마디가. 마치 어는 점에 도달하기 직전 온기를 불어 넣은 것처럼 자칫 얼어붙을 뻔했던 내 마음을 사르르 녹여주었다.
타고난 친절한 사람들이 있다. 기본적으로 타인을 배려하고 염려하는 태도가 몸에 밴 사람들 말이다. 그런 사람들과 있으면 가슴에 봄이 온 것처럼 따뜻하고 포근해진다. 아무리 못된 마음을 가지고 있어도 이런 사람들과 함께하면 친절이 물들어 따뜻한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
반면 학습된 친절한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냉소적이지만 인위적으로라도 친절하려 노력한다. 친절함이 공간에 온기를 더한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친절함이 조직에 더 큰 시너지를 만든다는 걸 알기에, 이들은 의도적으로 친절하고자 애쓴다.
아마 나는 후자에 해당하는 것 같다. '이렇게 하면 저 사람이 더 좋아하겠지? 이러면 더 편하겠지?' 같은 생각을 하며 일부러 한 발 더 움직인다. 마음은 가만히 있어도 된다고,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말하지만, 내 안의 이성이 더 힘에 센 탓에 나는 굳이 입을 열고 손을 뻗으며 허리를 굽힌다.
그리고 이런 사람도 있다. 친절함의 이점을 모르는 사람. 이들은 악한 자들이 아니다. 무지한 자일뿐이다. 친절이 만드는 풍요와 달콤함을 이해하지 못하기에 그들은 굳이 친절하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들은 차갑게 느껴지고, 때론 마음에 없는 모진 말을 내뱉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이 잘못은 아닌 것이, 친절은 능력이고 지혜이기에 그것이 없다고 해서 탓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것은 마치 사치하고 낭비하는 자가 비난받고, 돈이 없는 자는 비난받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 친절은 필수가 아니므로 반드시 지녀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만약 누군가 내게 묻는다면 나는 감히 친절하라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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