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록달록한 크림을 가득 묻히고
이번 겨울 졸업 예정인 미술 전공의 친구가 여러 가지 구직활동을 하던 중에 “케이크 데코레이터”라는 직업을 발견했다. 말 그대로 상점에서 파는 케이크를 꾸미는 일이다.
친구는 관심을 보였지만 케이크 데코레이터로서의 경험이 전무했기 때문에 연습 삼아 케이크를 꾸며 보기로 했다. 혼자 하면 심심하니 나까지 덩달아 꼈다.
케이크 모형과 대량의 버터크림을 구매한 뒤 여러 가지 색소와 짤주를 이용해 케이크를 꾸미면 되는 일이었다. 이론 상으로는 아주 간단한데 실전은 은근히 까다로웠다. 물론 엄청난 실력자를 요구하는 자리는 아니긴 하지만, 기본을 해야 될 터였다.
나와는 크게 상관없는 일이지만 친구와 함께 열을 내며 케이크를 꾸몄다. 어디에 있는 지도 모를 무명의 인물을 위해 케이크 위 생일 축하 메시지도 썼다.
나름대로 주변 상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타일의, 조금은 촌스러운 케이크처럼 꾸미려고 노력했는데 그 느낌이 나는지 모르겠다. 조금 더 연습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생각보다 즐겁게 케이크 꾸미기 놀이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했다. 친구가 이쪽으로 진로를 틀어도 의외로 재밌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