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 앞에서 철학하기-수용, 거리, 연민

나의 질문

by 이정현

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철학적으로 분류하고 탐구해 왔다.

그리고 나는 일반적인 사람들을

‘무지한 존재’로 바라본다.

이때의 무지는 결코 멸시의 대상이 아니다.

나는 그들을 발전 가능한 존재로,

가능성의 씨앗을 품은 존재로 여긴다.


그들의 무지에 나는 때때로 분노한다.

하지만 그 분노는 그들이 미워서가 아니다.

오히려 그들이 더 나아졌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에서 비롯된 감정이다.

내가 그들에게 무엇인가를 강요하거나

말하지 않는 이유는, 나의 욕망이

타인의 마음을 상처 입히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내가 가진 철학이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나는 질문을 통해 철학한다.

그렇기에 타인에게 질문을 건네는

것은 나의 철학을 삶 속에 실천하는 방식이다.

만약 내가 그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에게 자문하는 법을 일깨운다면,

그들은 어느 순간 자신이 무지했음을 자각할 것이고,

그 순간부터 변화는 시작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들의 무지에 분노하면서도,

그들을 존중할 수 있었다.

그 분노는 멸시가 아니라 가능성을 향한

기대였기에, 나는 오히려 그들의 성장을 희망할 수 있었다.


누군가 이렇게 물을 수도 있다.

“그 분노를 수용으로 바꾸려 한 적이 있는가?”

그 질문에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앞서 말했듯, 그 분노는 이미 연민으로 녹아 있었기 때문이다.


나의 철학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스스로를 조율하고, 타인을 성장으로

이끄는 언어가 된다. 때로는 침묵 속에서,

때로는 질문으로, 나는 누군가의 무지가

깨어나는 순간을 기다린다.

앎은 누군가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발견해 내는 것이기에.

나의 철학은 그런 발견을 위한 문을 두드리는 일일 뿐이다.


수,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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